[2021 울산에 산다]“베트남 다문화가정 모임 대표로 지역행정의 가교역할도”
베트남 출신의 한유진(35)씨는 지난 2010년 한국 땅을 밟은 이후로 11년째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서 거주중이다. 남편은 앞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친척언니의 소개로 베트남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한씨는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자 온산지역 베트남 다문화가정 모임의 대표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중이다.
한씨는 “처음에는 한국음식도 입에 안 맞고,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남편과도 얘기가 잘 통하지 않다보니 많이 싸우기도 했다”며 “초창기에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한국어가 조금씩 늘면서 한국생활에도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한씨는 지난 2015년 주변 지인의 소개로 온산읍사무소에서 외국인들에게 안내를 하는 계약직 업무를 맡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읍사무소에서 시행중인 프로그램과 정보 등을 알려주며 베트남 사람들과 지역 행정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맡았다. 이같은 역할에 힘입어 지난 2017년에는 읍사무소로부터 이장 추천도 받게 됐으나, 당시 행정상의 이유로 결국 이장에 선출되진 못했다.
그는 “베트남 등 외국인들이 읍사무소에 오면 안내를 하고 통역을 하면서 지역의 많은 베트남인들을 사귀게 됐다”며 “자연스럽게 베트남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고 대표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베트남 다문화가정 모임은 2015년부터 매년 1~2회 가량 베트남 축제도 개최했다. 베트남 다문화가정 중심의 축제는 이후 온산지역 다문화가정 다누리협의회와 연계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여러나라 다문화가정이 참여하는 축제로 확대됐다.
현재 지역의 청소업체에서 근무중인 한씨는 한국어 통·번역 자격증 취득이 목표다.
한씨는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쪽과 남쪽의 생활방식이 다르고, 사투리도 심하다. 한국어가 꽤 늘었다고 생각하지만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하면 여전히 알아듣기 어려운 것도 많다”며 “그럴때면 한국어를 더 열심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 통·번역 자격증을 따서 내가 살고 있는 온산지역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