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비전 2040’ 제시, “2040년부터 전기·수소차만 판매한다”
100년 넘게 이어온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수소차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움직임과 맞물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과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2040년까지 수소에너지로 산업 및 사회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제시했다.
◇2040년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는 수소사회 달성
현대차는 2035년부터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만 판매하고, 2040년에는 미국과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모든 판매 차량에 대한 전동화(전기차+수소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미래 장거리 물류를 위한 무인 운송 시스템인 ‘트레일러 드론’등 그룹이 개발 중인 새로운 수소모빌리티를 대거 공개했다. 수소모빌리티는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아 환경친화적인 것은 물론이고 짧은 충전시간, 긴 주행거리 등이 주요 특징이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및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2대의 ‘e-Bogie(이-보기)’ 위에 트레일러가 얹혀져 있는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로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다. Bogie(보기)는 열차 하단의 바퀴가 달린 차대를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트레일러 드론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중이다.
수소차에 전기차의 강점을 융합한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비전 FK에는 연료전지와 고성능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이 결합해 있고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목표는 600㎞에 달한다. 출력은 500㎾ 이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초 미만으로 수소차로도 고성능차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레스큐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이-보기에 비행 드론과 소방용 방수총이 결합된 모빌리티로 드론을 띄워 재난현장을 촬영하면서 방수총을 가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50~500㎞ 정도다.
◇가격 줄이고 출력과 내구성 높인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현대차그룹은 현재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보다 크기와 가격은 낮추고 출력과 내구성을 높인 100㎾급과 200㎾급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23년 내놓을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시제품은 넥쏘에 적용된 2세대 연료전지시스템에 비해 부피를 30% 줄였다. 출력은 2배 정도 강화하고, 내구성 역시 2~3배 높였다. 향후 상용차용 고내구형 연료전지시스템은 50만㎞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가격은 지금보다 50% 이상 낮출 계획인데, 2030년께에는 가격을 더욱 낮춰 수소전기차가 일반 전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인류가 환경재앙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강력한 솔루션 중 하나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일부 국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 수소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많은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