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찾는 등산객 급증에 산악사고도 늘어

2021-09-08     이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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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대박’을 터트린 영남알프스 9봉 완등자 기념 은화 지급 등의 영향으로 울산지역 명산을 찾는 등산객이 급증하면서 산악사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또 영남알프스 정상 인증 표식을 훔쳐가거나 정상석을 훼손하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이를 막을 적절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울산지역 산악구조 출동 건수는 지난 2019년 241건에서 지난해 341건으로 늘었다. 올해 8월 말 기준 222건으로, 전년(196건)에 비해 26건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울주군 영축산 정상에서 야간 산행을 하던 40·50대 여성 2명이 하산 도중 길을 잃어 헤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거의 2시간만에 신불산에서 구조됐다. 경기와 대구에 거주하는 이들은 영남알프스 등반을 위해 산을 올랐다가 조난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5일에는 재약산을 오르던 5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 활동에 제한을 받자 초보 등산객이 늘다보니 산악사고 출동빈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인증자에게 6만5000원 상당의 기념은화를 지급하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외지 등산객의 발길이 늘어난 것도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울산소방본부는 주요 등산로상 ‘등산목 안전지킴이 운영’, 산악사고 빈발 및 위험지역 중심 산악구조훈련 실시, 산악사고 예방 홍보강화 등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병도 울산소방본부장은 “산에서는 사소한 방심이 큰 사고를 불러오는 만큼 산행 전 철저한 준비와 안전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을 위해 9개 산 정상석 앞에 설치한 스테인리스 재질의 지정표식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7월18일 천황산을 시작으로 8월1일 가지산, 8월2일 고헌산, 8월3일 영축산 정상석 옆에 설치된 지정표식을 누군가가 훔쳐 간 것이다. 영축산의 경우 도난 사고가 2번 발생했다. 또 영남알프스 정상석에 기름을 끼얹는 일종의 테러 행위도 여러 차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