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소상공인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2021-09-09     경상일보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지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마을회관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고 함께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언제적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코로나와의 전쟁 한 가운데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 속에서 가장 어려운 계층은 역시 소상공인들이다. 필자 또한 미용업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한 주인공이기에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을 위해 정부는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의 폐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죽은 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역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의 경제 활성화의 작은 버팀목인 소상공인들의 움직임이 있어야 사회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경제의 주역은 대기업이 아니라 소상공인인 것이다.

자영업은 정년을 다하고 방황하던 퇴직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다. 자영업은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매개 주체가 있어야 우리나라의 경제가 전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때로는 코로나로 인해 더 잘 되는 업종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의 정책이 겉돌고 있다. 영업이 잘 되는 업소와 그렇지 않은 업소간의 지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영업자들의 안타까움은 더 크다. 잘 되는 업체와 폐업 위기에 처한 업체 간의 선별적 지원이 아쉽다.

비대면 시대의 사회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매장으로 찾아오는 고객은 없고, 대신 배달업만 뜨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난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코로나와의 전쟁으로 성패가 결정된다. 그나마 자신의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은 버티기 작전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월세를 내며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국은 폐업으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

전국 소상공인 중 울산광역시의 폐업률이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은 울산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울산광역시 정신건강 복지센터에서는 자영업자 우울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와의 전쟁 속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기를 바란다.

김경란 영산대학교 대학원 미용건강학과 초빙교수·미용예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