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직 사퇴” 대선경선 배수진

2021-09-09     김두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초반레이스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추격중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당 경선관리위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에 진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5·18 영령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것도 민주주의의 가치였다. 우리는 5·18 영령 앞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며 희생하고 헌신했던 선배 당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는 경선 초반 경쟁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독주 조짐을 보인 데 따른 배수진 전략으로 읽힌다.

당의 최대 텃밭인 호남 경선(25~26일)을 앞두고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짐으로써 지지층 결집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초반부 이재명 지사 쪽으로 기운 판세를 되돌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담겼다는 것이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회법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사직서는 추후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사퇴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면 무기명 투표를 통해 표결 처리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대선후보 경선의 대구·경북(TK) 지역 권리당원 투표 열기가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TK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첫날인 지난 7일 투표율은 51.6%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험지 TK는 11개 경선 권역 중 제주 다음으로 권리당원 숫자가 적기는 하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경선 흥행 차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 당일까지 64만명의 국민·일반당원 투표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11일 개표되는 TK 지역 민심의 향배는 경선판 흐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선 그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충청권 과반 득표에 이어 고향 대구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후발주자 사이에선 이 지사의 경선 초반전 과반 득표가 위기감을 자극, 진영별 조직표가 결집할 것이라는 엇갈린 해석을 내놓는다.

한편, 울산청년 778명이 8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경선 후보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이낙연 후보는 IT, 바이오, 미래차, AI 같은 첨단기술 분야를 강하게 육성하는 것과 지구를 지키는 그린 산업 활성화 등 청년들에게 보람찬 일 만들어주겠다는 공약에 적극 공감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낙연 후보의 비전과 정책은 세상의 불공정에 항의하고, 불평등을 완화하는 일에 앞장서며 금수저, 흙수저가 세습되지 않게 해 계층 이동이 더 활발해 질 수 있어야 하는 등 일자리와 세제 그리고 복지가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에 뜻을 같이한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