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 기업들 갈수록 맥 못춘다
전국 매출순위 1000대 기업에 포함된 울산기업의 수가 갈수록 감소해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이 위축되고 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3대 주력 산업 수출이 2011년을 정점으로 10년째 내리막길로 치달으면서 울산의 매출 상위기업 수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12일 부산상공회의소, CEO랭킹뉴스 등에 따르면 2020년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에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은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은 국가공기업을 제외하면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민간기업은 20곳도 채 안됐다.
시도별로는 서울(525곳), 경기(181곳), 충남(40곳), 인천·경남(각각 37곳), 경북(27곳)에 이어 울산은 7위를 기록했다. 1000대 기업 가운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총 743곳이 입지해 전체의 73%를 웃돌았다.
울산의 매출 1000대 기업수는 지난 2008년 30곳에 달했으나 주력산업의 성장력이 감퇴되면서 2011년 26곳, 2013년 23곳으로 줄어든 이후 22~24곳을 오르내리고 있다.
울산은 상위 100대 기업에 현대중공업(매출 8조3120억원원·97위), LS-니꼬동제련(7조9798억원·100위) 등 두 곳만 포함됐다.
500대 기업에는 한국동서발전(170위), KG케미칼(199위), 현대미포조선(247위), 한국석유공사(339위), 덕양산업(485위), 롯데정밀화학(493위), 한국에너지공단(494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세종공업(523위), 경동도시가스(559위), 한국산업인력공단(582위), 한화종합화학(589위), 엔브이에이치코리아(613위), 한국프랜지공업(664위), 근로복지공단(670위), 동서석유화학(676위), 울산알루미늄(710위), 송원산업(717위), 한주(952위), 롯데비피화학(982위) 등이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액 5000억원 이하의 디아이씨, 세진중공업 등은 1000대 기업에 들지 못했다.
1000대 기업에 포함된 울산기업 23곳의 총 매출액은 32조6085억원으로 전국 1000대 기업의 매출액(2234조4315억원) 대비 1.5%의 비중을 점유, 7위를 나타냈다.
서울이 1449조원으로 전체의 64.9%를 점유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경기 434.8조원(19.5%), 경남 46.2조원(3.7%). 인천 56.1조원(2.5%) 충남 52.4조원(2.3%), 경북 52.2조원(2.3%) 울산, 부산 27.0조원(1.2%) 순을 기록했다.
울산의 기업당 매출액은 1조4177억원으로 역시 7위를 나타냈다.
울산이 가진 산업 위상과 비교하면 1000대 기업수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2019년 기준 울산의 총생산액(GRDP)이 전국의 3.9%를 점유했다. 지역 산업비중 대비 1000대 기업수가 적은 것은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본사를 서울 등 타지에 두고 있기 때문.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울산기업들의 성장률이 감퇴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역 산업계는 지역 소멸을 막고 지역균형 개발을 위해선 고부가가치 산업구조 개편과 신성장산업 육성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방정부 역시 적극적인 기업 본사 유치, SOC 인프라 구축, 지방소재 기업에 대한 각종 세제 및 자금지원, 적극적인 규제개선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