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

曺 “자택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했다” 논란

2019-09-26     추성태 기자

인사청문회 2라운드 방불
한국당 권성동·주광덕 등
새로운 의혹 잇따라 제기
曺 “아내 상태 배려 부탁”
野 “수사 개입·직권 남용”


제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26일 첫 대정부질문은 예고대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2라운드’를 방불케 했다. 특히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검사와 전화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자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당은 첫 질문자로 나선 권성동 의원에 이어 주광덕·김태흠 의원 등이 ‘저격수’를 자처했다. 권성동 의원은 조 장관을 연단으로 부르면서 ‘장관’이라는 표현 대신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오라”고 말했고, 김태흠 의원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무슨 염치로 여기 앉아 있나. 참 뻔뻔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태광그룹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재단 장학금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온 조 장관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구속 당시 쓴 탄원서를 공개하며 추가 의혹 제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권 의원이 공개한 탄원서는 조 장관이 서울대 법과대학원 교수 시절인 2011년 4월15일 작성한 것이다.

1994년 태광그룹의 장학재단인 일주학술문화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버클리대에서 유학한 조 장관은 탄원서에 “재단의 도움 덕분으로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선처를 부탁드린다. 이 회장이 기여한 장학, 학술 공헌활동을 고려해달라”고 썼다.

조 장관은 탄원서 제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적 도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권 의원은 “재벌을 앞에서는 비판하면서 뒤로는 400억원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선처했다. 전형적인 언행 불일치”라고 했다.

이어 주광덕 의원은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을 시작할 무렵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검사 팀장과 전화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이 “네. 있다”고 인정하면서 본회의장은 술렁였다.

수사 지휘가 아니라 처의 상태를 배려해 달라는 취지의 통화였다는 취지로 조 장관의 설명이 이어졌지만, 예기치 못한 조 장관의 ‘압수수색 검사와의 통화’ 인정으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대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명백한 수사 개입이자 직권남용으로서 탄핵 사유”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대정부질문 도중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법무부 장관은 개별적인 사건에서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지휘하게 돼 있는데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할 경우 탄핵 사유가 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본인은 과거 자신의 트위터에 (국가정보원 댓글수사 당시)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 전화했다는 이유로 ‘즉각 구속수사 가야겠다’고 썼다”고 다그쳤다.

또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검찰이 본인을 소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예상할 수 없다”며 “검찰에 소환될 경우 장관직을 사퇴할지 여부에 대해 “소환 통지가 제게 온다면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개혁의 필요성,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 등을 역설하며 우회적으로 조 장관을 엄호하면서도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추가로 제기되자 역시 고성으로 맞대응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을 감싸며 해임을 거부한다면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발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