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방탄소년단과 기생충의 문화 강국, 헌혈로 문화 시민이 되자

2021-09-15     경상일보

요즈음 피가 부족하다는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언제나 혈액 보유량은 부족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헌혈자가 줄어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봉사활동과 달리 헌혈은 수혈자와 헌혈자 모두에게 큰 이익을 준다.

만 16세부터 헌혈할 수 있기에 보통의 경우 고1 생일이 지나면 헌혈을 할 수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헌혈을 하면 1회당 봉사활동 4시간을 인정하여 학교생활기록부에 봉사활동 실적으로 기록을 한다. 연간 5회까지 헌혈이 가능하지만 학생의 건강을 생각하여 3회(12시간)까지 봉사활동 실적으로 인정을 한다. 연간 헌혈 3번만 하면 대학 입시에서 수시 전형에서 봉사활동은 만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게 되면 건강한 몸이라는 증명이기도 하여 자기소개서에 관련 내용을 기록하면 사관학교 등 신체검사가 필요한 전형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헌혈은 습관이자 취미이다.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하면 그다음부터는 쉽다. 고등학교 시절에 헌혈을 꼭 한번 해보기를 권한다. 울산대학교 내 헌혈의 집에 가면 벽에 정기헌혈자 명단이 붙어 있다. 올림픽 마라톤보다 더 치열한 헌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대학 4년 동안 거의 100번을 채우는 학생도 있다. 전혈과 달리 성분헌혈의 경우 산술적으로 매년 24번 4년 동안 96번을 할 수 있다. 대부분 대학에서 헌혈을 사회봉사활동 학점으로 인정을 하고 있다.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헌혈을 했다. 학교로 방문한 헌혈차를 통해서다. 그때부터 헌혈은 습관이자 취미가 되었다. 2016년 연말에 100회를 달성하여 명예장을 받았으며 늘 방문하는 공업탑 헌혈의 집 추천으로 2017년 6월14일 세계헌혈자의 날에 울산시장 표창을 받았다. 올 7월에는 200회를 넘겨 명예대장을 받았다.

헌혈의 장점이 많지만, 특히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무료로 하는 것과 같다. 10년 전 범서고에 근무할 때 헌혈 후 혈액검사 결과에 ‘알라닌 분해효소’ 수치가 높게 나온 적이 있었다. 또 작년 1월에는 헌혈을 하려는데 혈압이 높게 나왔다. 즉시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아 다시 헌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즈음은 혈소판혈장헌혈을 주로 한다. 혈액암 환자 수혈용으로 쓰인다고 하여 헌혈하기 1~2일 전부터 음식에 신경을 쓴다. 튀김이나 통닭 같은 기름진 음식이 혈장을 혼탁하게 하므로 된장찌개나 시래깃국과 같은 한식을 꼭 먹는다. 식당에서 밥을 사 먹을 때는 매생이 굴국밥 같은 철분이 많이 든 음식을 선택한다. 헌혈할 때 혈장 색이 투명한 호박색이 될 때 기분이 참 좋다.

인터넷에서 우리나라, 미국, 영국,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을 읽었다. 요약하면 우리나라는 ‘돈 많은 시민’, 영국과 미국은 ‘정의로운 시민’, 프랑스는 ‘문화시민’이다. 프랑스의 중산층 조건에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있다.

2019년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방탄소년단의 알엠(RM)이 수상소감으로 “김구 선생님이 하셨던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말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요. 문화라는 것은 실로 그 어떤 물리적인 힘보다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형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문화에는 ‘영화, 음악, 미술, 문학’과 같은 예술과 ‘음식, 의복, 주택’과 같은 실생활 그리고 ‘질서, 예절, 봉사’와 같은 생활 태도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한류라는 이름으로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문화의 특징으로 ‘한국인은 봉사가 생활화되어 있다’가 포함되면 좋겠다. 돈 있는 사람이 하기 쉬운 봉사가 기부라면 건강한 사람이 하기 쉬운 봉사가 헌혈이다.

2020년 혈액 보유량이 5일 치 이하인 날이 267일이었다. 365일 내내 10일 치 이상 보유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이종호 울산교육청 교육혁신과 장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