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숙한 노사 문화로 같이 만드는 가치

2021-09-28     경상일보

요즘 방탄소년단(BTS)과 사랑에 빠졌다.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쓴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나의 마음까지 휩쓸어버렸다.

나이 오십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지 몰라도, MZ 세대 동료들에게 꼰대라는 핀잔은 듣지 말아야지 하는 노조위원장의 몸부림쯤으로 공감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방탄소년단 뿐만 아니라 영화 미나리 등 K-문화는 국경과 나이, 세대를 초월한 문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고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고 있다.

이렇듯 좋은 문화는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만 타인에게도 행복을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노사문화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숙된 노사문화는 근로자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신명나는 일터를 만들며 조직의 발전을 담보한다.

행정안전부에서는 매년 노사문화 우수기관을 선정하여 노사문화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건전한 노사문화를 공직사회에 확산하고 있는데, 올해는 우리 울산시 노사가 노사문화 우수기관 중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큰 영예를 안았다.

알고 있겠지만 노사협력과 상생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와 사가 서로 상생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걸음씩 신뢰와 존중을 쌓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간 울산시 공무원노조와 송철호 시장이 서로 믿고 힘을 합쳤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야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위상에 맞는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코로나19로 지쳐있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민선 7기 들어 경제, 사회, 노동, 일자리 등 주요 시책추진에 노사민정의 역할이 커지고 위상이 높아지면서 노사민정 거버넌스가 대폭 강화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노동존중의 첫걸음으로 치켜세울 만한 일이다.

이러한 울산시의 노동존중과 노사상생 철학은 공직사회를 한 층 더 성숙하게 만드는 토대가 되고, 이는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로 다시 시민들에게 되돌아가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기업이 지역사회에서 들려준 두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중공업 노사가 2년을 끌어온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부활의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현대자동차가 2년 연속 무분규로 지역경제 안정에 힘을 보탰다는 점이다.

울산시가 노사문화 우수기관 대통령상을 받은 것과 함께 울산시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두 기업의 소식은 기업과 행정의 노사문화가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큰 의미를 가진다. 이와 같은 성숙한 노사문화의 평가에 대한 결실이 지역의 노사상생 문화를 꽃 피우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에 주저함이 없이 말할 수 있다.

울산의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산업수도라 불리는 울산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화합, 상호 존중, 상생이 기반이 된 성숙한 노사문화가 필수적이다.

나는 우리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숙해 나가는데 공무원노조의 역할이 크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그래서 우리 울산시가 노사문화 우수기관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공무원 노조에도 과감하게 적용하여 한층 더 성숙된 노사관계 정립에 발자취를 남기고자 한다.

김태철 울산광역시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