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온누리상품권 역외유출, 울산 상인들 허탈감 더 키운다

2021-09-29     이재명 기자
울산에서 판매된 온누리상품권의 역외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울산의 온누리상품권 회수율은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53.3%), 경기(65.7%), 경북(72.1%)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이 낮다는 것은 상품권이 울산에서 쓰이지 않고 울산 이외의 지역에서 쓰였다는 것을 말한다. 온누리상품권의 발행 취지가 지역 상권을 살리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그 취지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이후 울산지역서 발행된 온누리상품권은 총 4154억원이다. 이 중 76.2%만 회수돼 전국 평균 회수율(91.6%)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광주(116.2%)를 비롯해 충남(115.7%), 부산(111.7%), 대구(110.3%) 등은 지역 내 발행액보다 더 많은 온누리상품권이 회수됐다.

울산지역 온누리상품권의 회수율이 낮은 것은 울산시민들의 소비 패턴과도 연관이 있다. 울산은 대기업 근로자들이 많아 연휴나 추석, 설 등에 외지에서 소비를 주로 한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 되면 대부분 시민들은 울산을 떠나 고향이나 휴양지, 또는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때문에 울산에서 팔린 온누리상품권은 상당량이 외지에서 쓰이고 있다.

또 온누리상품권의 지역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울산이 전국 판매량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지역 판매 비중을 감안하면 연간 수수료 또한 16억5924만원에서 18억5768만원, 31억4820만원, 53억7636만원 등으로 급증했다.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지만, 지역 내 상품권 회수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울산의 상품권이 울산에서 쓰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온누리상품권 발행 취지에 맞게 타지역 유출을 막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또 울산시와 관련 단체, 시민들의 호응도 필수적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시설·경영 현대화 및 정비를 촉진하고,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유통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면서 발행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온누리상품권 확대 발행과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깡, 위변조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이 역외로 유출된다는 것은 울산으로서는 큰 손실이다. 울산시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