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스쿨존 사고 59건…어린이 보호시설 제대로 설치”

2019-11-27     이왕수 기자

울산지역 스쿨존 358곳 중
7%인 25곳만 카메라 설치
올해 사고 전년比 2배 늘어
울산시의회 서휘웅 의원
TF팀 구성 등 대책 촉구


지난 9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과속차량에 치여 숨진 김민식(당시 9세)군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울산지역 스쿨존의 경우 전체 358곳 중 7%인 25곳에만 사고예방을 위한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을 막을 장치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지난 4년간 어린이 사망사고를 포함해 거의 60건에 가까운 스쿨존 사고가 발생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울산시의회 서휘웅(사진) 의원은 27일 울산시에 대한 서면질문을 통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울산지역 스쿨존에서 5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6년 18건에서 2017년 13건, 지난해 9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올해들어 총 19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북구의 한 스쿨존에선 한 어린이가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다.

서 의원은 “스쿨존이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스쿨존으로 지정만하고 어린이 보호를 위한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울산지역에는 중구 67곳, 남구 85곳, 동구 48곳, 북구 68곳, 울주군 90곳 등 총 358곳이 스쿨존으로 지정돼 있지만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전체의 7%에 불과한 25곳에 그치고 있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도 제한속도나 신호를 지키지 않는 차들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남구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은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지난 2017년 2만3219대, 2018년 1만665대의 차량이 제한속도 위반으로 적발되며 울산지역에서 위반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서 의원은 “단속카메라가 있어도 과속 차량이 이렇게 많은데, 카메라가 없는 스쿨존의 심각성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신호 위반에 과속은 일상이고 불법 주차도 만연하다보니 아이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 위험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도로 도색이나 펜스 등 시설이 제대로 유지·관리되지 못하는 상황도 아이들을 사고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서 의원은 주장했다.

서 의원은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울산시와 시교육청, 지역 5개 구·군이 참여하는 TF팀 구성과 지역 스쿨존 내 위험 요소에 대한 분석 및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행정기관뿐 아니라 운전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스쿨존 내 안전의무를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도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