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1825일’의 행복과 불행지수의 선택지점

2021-09-30     김두수 기자

단돈 5000만원 투자에 수천억원 이익과 배당. 5~6년 근무 31세 대리급에 퇴직금 50억원. 이 두가지 화두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우선 부럽다. 천문학적 돈을 벌어들이는 탁월한 기술이 부러워서 일까? ‘화천대유’, 듣도보도 못한 희한한 이름을 가진 회사대표는 신의 손임엔 분명하다. 여기다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그 청년은 신의 손으로 매일 돈을 찍어대는 영화 소재 시나리오가 아닌 실화다. 여의도 정치권은 ‘죽기 아니면 살기’식이다.

진실을 추적하는 칼날은 같은 데 ‘칼잡이’를 놓고 대치하는 형국이다. 한쪽은 검찰과 경찰을, 다른 한쪽은 특별검사다. 차기 권력을 앞에 놓고 여야대치 전선이 명확하게 그려지고, 같은 진영내부에서도 서로 칼끝이 작동하고 있다.

외형상 관전 포인트는 화천대유와 정치권 인사, 그것도 차기 유력 여야 대선주자를 비롯한 법조계와 정치권과의 커넥션 의혹에 있다.

사정기관에 출두한 회사 대표는 뒷짐을 진 채 “(법조인들은)평소 아는 형님들”이라고 했고, 의혹의 정점과 국회의원 아들은 “웃기는 소리 말라”, “산재보상이 포함됐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 판단을 가진 사람들은 의혹을 넘어 ‘궤변’이라고 한다.

또 다른 대형의혹 사건은 잠시 수면아래 잠복된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이다. 검사내전의 책을 쓴 바 있는 현역 국회의원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된 희한한 사건으로, 역시 향후 검찰수사의 종착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 지형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차기 대통령. 굳이 본란에서 언급하지 않더라도 할 일이 너무 많다. 하지만 작금의 대선가도에서 비쳐지는 여야 후보군의 대부분의 ‘품질’은 역대 최악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심지어 최종 선택지가 없어 고민이라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민심의 흐름은 조작이건 아니건 여론조사의 등에 엎혀 갈팡질팡하고 있다. “역대 대선중에 이러한 ‘저질그림’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이도 많다. 정치소비자가 믿고 고를 만한 ‘상품’에 한계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고 선택을 포기할 순 없다. 백화점 상품이건, 동네시장 상품이건 피해선 안된다.

작금의 여야 일부 후보는 초대형 의혹에 휩싸인 현실에서 공히 현란한 말과 장밋빛 공약으로 분칠을 하고 있다.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시간에 기대고 있는 형국이다. 진보·보수 언론과 방송에 출연한 일부 논객들의 편가르기와 무조건 적인 엄호가 얽키고설켜 ‘시대의 지식인’들이 앞다퉈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심지어 ‘언어유희’를 넘어 조악한 말장난으로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 ‘옳고 그름’의 기준보다 ‘네편 내편’의 이분법적 접근으로 권력만을 쫓은 ‘부나방’들과도 다름없다.

그렇다면 올바른 선택지점을 관통하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차기권력 줄서기에 비루한 정치권도 언론도 여론조사도 아니다. 영국의 정치인이자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최고의 증언은 경험”이라고 했다. 헌정사에 대선과정을 거치면서 전직 대통령들의 ‘전과 후’ ‘위와 아래’를 넘어 통째로 봐왔다.

때문에 역대 대선에서 한표를 행사한 ‘살아 있는 경험’으로 사사로운 감정과 호불호, 진영과 이념,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

‘최고의 클린후보’를 전제로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갈 최고 지도자에 대해 후회없는 선택을 해야 할때다. 차기 대통령의 9부능선인 여야 예비주자에 대한 선택지가 사실상 임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월초, 국민의힘은 11월5일이다.

2022년 5월1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20대 대통령. 가파른 국내외 상황에서 단 하루도 연습은 없다. 크고 작은 의혹에 휘말려 여의도에 발목잡혀 허송세월할 여유는 더더욱 없다. 때문에 당원이든, 일반 시민이든 개개인의 고독한 선택만이 1825일 동안 ‘행복이냐, 불행이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