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TEAF 2021]파편화된 현대인의 삶과 귀소본능

2021-09-30     홍영진 기자
작가는 ‘집’이 되돌아가는곳, 나갔다가 들어오는 반복된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추상적 관념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철새공원 잔디밭에 2m의 줄에 매달린 400개 리턴볼을, 지름 25m의 커다란 원형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어디로 가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기 위한 물건인 리턴볼은 습관으로 형성된 ‘집’이라는 작가의 생각과 모양을 가시화하는 재료다. 멀리서보면 외부로부터 작품을 분리하는 물질적인 경계이지만 가까워질수록 운동성을 동반한 작은 물건으로 의도치않게 작동하면서 관람객이 어떤 식으로든 움직이게 만든다.

각각 다른 모양을 그리며 돌아오는 공은 원형의 빈 공간 상태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는 시간, 장소, 시대 등 공통된 범주 안에서의 ‘집’의 의미와는 별개로 파편화 된 개개인의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