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리두기 없는 ‘위드 코로나’ 의미 없다

2021-10-05     이재명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또다시 2주 연장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와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오는 17일까지 2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7월부터 14주, 비수도권은 12주 연속 고강도 조치가 이어지게 됐다. 울산시는 추석 연휴 방역 종합 대책 등의 시행으로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0명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추석 연휴 이후 재확산이 우려됨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결혼식과 돌잔치를 백신특전(인센티브)에 추가해 백신 접종률을 제고하고 자영업자의 영업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결혼식은 현재 3단계에서 결혼식당 최대 49명,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최대 99명까지 허용하고 있다. 접종 완료자로만 인원을 추가할 경우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99명, 식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접종 완료자 100명을 포함해 최대 199명까지 허용한다. 돌잔치 역시 기존 3단계에서 최대 16명까지 가능했지만 접종 완료자 33명을 포함해 최대 49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접촉 최소화를 위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유지하지만,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는 현시점에서 거리두기 재연장은 피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정책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왔지만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유행을 최대한 통제해 정책 전환에 걸맞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 동안 정부는 방역시스템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달 말까지 60세 이상 고령층의 90%, 18세 이상 성인의 80%에 대한 접종을 완료해 그 면역 효과가 나타나는 11월 초부터 방역체계를 전환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면서 향후 2주간이 단계적 일상회복 준비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방역수칙 준수와 예방접종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

그런데 문제는 갈수록 시민들의 방역 긴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천절을 전후한 연휴 동안 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산을 찾았는데, 마스크를 한 사람은 10명 중 한명도 채 안됐다. 좁은 등산로에서 거리낌 없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은 다반사가 됐다. 이래서는 ‘위드 코로나’의 길이 멀기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