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키맨’ 구속, 정치권 난타전 지속
2021-10-05 이형중 기자
대권주자들의 정책 대결은 실종됐고, 불과 한 달 전까지 정국을 달궜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도 여론의 관심권에서 비켜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단연 ‘대장동’이 초점이다.
대장동 사업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여야의 대치 전선은 한층 가팔라졌다. 일차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정면으로 압박하는 형국이지만,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으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곽상도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측 연결고리도 적지 않을 수 있다.
시계 제로의 정국 흐름 속에 이 지사와 국민의힘 모두 대장동 수사 향배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엇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유동규 구속’을 기점으로 역공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4일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무리하게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화천대유를 내년 대선 국면까지 끌고 가 정쟁을 지속하려는 꼼수”라며 “특검 주장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지사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관리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비위 연루 의혹엔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의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선 “화약을 발명한 노벨이 9·11 테러를 설계했다는 식의 황당한 소리”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파상공세에 들어갔다.
이준석 대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1번 플레이어’에 빗대어 이재명 지사를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금전적 이득이 이 지사에게 전달됐다면 거대한 부동산 비리극의 수혜자 되는 것”이라며 “이나땡(이재명 나오면 땡큐)의 상황이 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지사 자택 등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을 촉구하는 한편, 대장동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특검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김두수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