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원자잿값 폭등…고물 가격도 ‘들썩’

2021-10-06     석현주 기자

주요 원자잿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울산지역 내 ‘고물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크게 떨어졌던 고철, 폐지, 알루미늄 캔 등의 가격이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처럼 재활용 시장이 강세로 전환됐지만, 지역 폐기물 처리 업체는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칫 재활용품 인상이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선 고물을 둘러싼 쟁탈전도 벌어지고 있다.

5일 울산지역 폐자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1㎏당 30~40원까지 곤두박질 쳤던 폐지가격이 현재는 100원 선에 거래되는 등 고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남구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지역마다, 업체마다 거래되는 가격이 다르다. 울산의 경우 인근에 제지공장이 없어 타지역보다 폐지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 공장까지 옮기는 비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4월 전후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난해와 비교해 오른 금액 단위가 몇 십원으로 단위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 업계에선 1㎏당 10원 차이가 엄청 크다”고 말했다.

알루미늄 값은 더 뛰었다. 재활용 캔의 경우 올해 초 1㎏당 300~400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800원 선까지 올랐다. 고철 역시 같은 기간 약 60~70%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재활용 가격이 뛰지만 업체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고철, 폐지 인상폭 만큼이나 이를 처리하는 인건비, 운송비, 수거비 등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 폐기물업체의 경우 공동주택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공동주택에 일정부분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는데, 재활용 가격이 인상이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지역 생활 폐기물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재활용품 가격이 떨어졌을 때도 힘들었지만, 오른다고 해서 마냥 좋은 일도 아니다. 경쟁입찰이다 보니 수수료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또 고철, 폐지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공동주택 관계자가 처리하기 힘든 쓰레기를 수거해 달라는 등 수거 업체에 대한 갑질도 비일비재하다”면서 “오히려 가격이 낮을 때가 마음은 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고물값이 뛰자, 일부에서는 개인 화물차량을 끌고 나가 고물 수집에 나서는 이들도 생겨났다. 이 때문에 기존에 폐지를 수집해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됐다.

남구 지역의 한 고물상 관계자는 “고물이 돈이 된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생겨나 줍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작년에는 주워도 돈이 안 돼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힘들었는데, 올해는 폐지가 갈수록 줄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계에선 이를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재활용 용품을 원재료로 쓰는 경우가 많아 원가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폐지 가격 폭등에 골판지 원지 공급 업체들은 줄줄이 가격 인상을 알리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