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대숲 대나무 잇따라 고사…원인규명 시급

2021-10-07     김정휘
울산 중구 태화루 인근 백리대숲 조성 구간에 식재된 대나무들이 잇따라 고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사목을 교체하더라도 다시 고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찾은 태화루 인근 태화강 백리대숲 구간에는 죽은 대나무 밑동이 곳곳에 드러나있고, 벌목된 대나무가 한쪽에 쌓여있다. 뿌리를 내린 대나무 일부도 누렇게 색이 바래 생육 상태가 나빠 보였다.

이 구간은 작년 9월 백리대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S-OIL이 57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400㎡ 규모로 조성한 곳이다. 대나무 고사는 지난 5월부터 확인됐는데, 맹종죽 240여그루 중 약 100그루가 말라죽었다.

시는 정확한 고사 원인은 파악하지 못한 채 일단 냉해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지난 4일부터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조경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이다. 냉해가 고사의 주요 원인이라면 철새공원 인근 등지의 대나무가 잘 자라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경사업은 통상 2년의 하자 보수 기간이 있어 기간 내 교체 시 추가적인 예산 투입 없이 교체할 수 있지만 하자 보수 기간 이후에도 대나무가 고사된다면 시에서 예산을 들여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사목 교체는 물론 추가 고사를 막기 위한 원인 규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숙자 태화강보전회 사무처장은 “대나무 고사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로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보행 안전 등을 문제로 대나무가 기울거나 부러지면 바로 벌목하는 것이 문제”라며 “대나무는 뿌리끼리 연결돼 있어 무작정 벌목하면 자라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벌목을 하더라도 밑동까지 깔끔하게 제거하지 못하면 다른 나무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처장은 인접한 태화강 수질 악영향을 우려해 거름을 쉽게 주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에 의뢰해 수질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비료를 뿌려 대나무에 영양분을 공급해야 집단 고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곧 외부기간에 의뢰해서 토질 등의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정휘기자 wjdgnl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