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국제선 취항은 관광도시 비약의 밑바탕

일본·대만·중국 등 근거리 국제노선
울산공항 취항은 도시품격 위해 필요
지역사회 합심해 정기선 개설 추진을

2019-12-01     경상일보

지난 10월 울산광역시 최초로, 울산공항 개항 이래 최초로 국제선이 취항했다. 비록 정기노선이 아닌 일회성 전세편이었지만 울산공항이 국제선 취항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 국내선 전용 공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첫 국제선의 성공적 취항 성과는 전적으로 울산광역시의 적극적이고 주도적 추진과 세관, 출입국, 검역 관계기관의 흔쾌한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런데, 이렇게 지역사회가 합심하여 노력하고, 또 첫 국제선 취항에 기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울산시민 각자의 생각이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필자는 다음과 같으리라 생각한다.

첫 번째, 산업수도에 걸맞는 국제 항공교통편의제공은 지역 경쟁력을 배가 시킨다. 울산은 명실상부 동북아를 대표하는 국제산업도시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지만, 울산공항에 국제노선이 없어 세계 각국에서 울산의 산업중심부로의 접근이 많이 불편한 상황이다. 신사업 투자 결정을 위해 울산을 찾는 비즈니스 VIP들은 울산에 다다르기까지 수차례 교통편을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육·해·공으로 두루 편리한 교통은 산업도시의 성장에 있어 기본적 인프라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울산으로 바로 직결되는 창(窓)이 울산공항에 꼭 필요한 이유이다.

두 번째, 지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외래관광객 유치가 필수적이며, 어떤 도시를 보든 그 중심에는 공항이 있다. 혹 일부는, 김해공항이나 대구공항을 이용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큰 차이점 하나가 있다. 대부분의 외래 관광객은 출·도착 도시와 주요 관광지 위주의 숙박·쇼핑의 소비패턴을 보인다. 울산내에서 외래관광객의 적극적인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울산공항이 반드시 여행의 기종점이 되어야하는 이유이다. 지난 10월 울산공항 첫 국제선을 이용한 대만관광객 161명이 3박4일 동안 울산지역에 유발한 경제적 효과는 약 2억원으로 추정된다. 굴뚝을 더 짓지 않고도 이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세 번째는 유럽과 미주 등 원거리 여행은 수요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서울 또는 부산을 이용해야 하지만, 울산공항에 취항 가능한 일본, 대만, 중국 등과 같은 근거리 노선들은 울산시민의 교통편의 증진과 인근 국제공항을 이용함으로써 발생되는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개설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어떤 지역은 울산공항에서 제주도를 가는 것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 있기도 하다.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매우 불합리하다는 들기 마련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울산(삼산)에 한반도 최초의 국제비행장을 건설하고, 울산과 일본 후쿠오카를 오가는 정기 여객기를 운항한 것도 울산의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울산공항에서 일본, 대만 등 근거리 국제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것을 상상해 보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물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딱 그 시기인 것 같다.

올해 지역사회가 합심해서 최초의 국제선 취항을 이룬 만큼, 2020년에는 이 여세를 몰아 일본, 대만, 중국 등 울산공항에 근거리 국제노선 개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기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울산은 동북아 국제산업 도시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며, 또한 산업생태 도시로 변모 중인 울산의 관광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산업다각화를 꾀해야 하는 울산에서 관광산업 활성화는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이며, 국제선 취항은 바로 그 지름길인 것이다. 남흥섭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