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선(善)한 기업
기업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경영학 원론을 공부해보면 한 번쯤은 들어본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교과서적인 답변으로는 ‘이윤 창출’이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인 기업의 목표는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정의하고 있으나 이 목적은 많은 의문을 야기한다. 과연 기업이 이윤 창출만 한다면 그 존재의 목적을 모두 달성한 것일까?
최근 모든 뉴스의 일면을 장식하고 있는 한 기업의 로비활동으로 파생된 사회 문제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기업의 존재 목적이 단순히 이윤 창출로 한정한다면 이는 마치 사회의 암 덩어리와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경고하기 위해 최근에는 ESG 경영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정확히 그 뜻을 알지는 못하여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업 경영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를 해치는 의사결정(Governance)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뜻에서 ESG 경영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 창출’이라고 하기보단 기업의 존재 수단 중 일부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 기업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기업이 존재함으로써 가져다주는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에 속한 종사자나 사회와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또한 어떤 이익을 제공하는가를 살펴본다면 기업의 목적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과 생각은 실질적으로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에겐 배부른 소리라고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경영자로서 마땅히 고민해야 할 것은 기업과 기업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적 행위는 결국 인간의 삶과 존재를 위한 수단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 활동은 개인적 영역을 넘어서 공동체적인 영역으로 확대되며 그 공동체 없이는 결코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경영자는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 활동은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기업의 본래적 목적은 ‘선(善)의 추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선은 착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존재의 본래 목적이 타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목적은 우리들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데 있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그 이윤이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을 풍족하게 할 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런 삶은 개인적이면서도 또한 기업 구성원이 모여 함께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삶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이 지향하는 ‘이윤 창출’은 ‘이익 창출’이 되어야 하며, 이는 자본의 잉여가 아니라 가치의 잉여로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할 것이다.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 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