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탈울산 러시를 막을 해법을 찾아서-여성 일자리 키우기
울산은 전국에서도 양질의 일자리가 많기로 손꼽히는 유명한 도시다. 따라서 과거 전국 각지에서 직장을 찾아 울산으로 전입하는 비중이 타 시도의 전입 인구에 비해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그리고 거대한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돼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덕분에 한때 공업도시로서의 위용을 자랑하던 울산은 1인당 국민소득이 전국에서 1위를 할 만큼 고소득 양질의 일자리가 풍부했다. 이는 젊은 사람들이 울산으로 유입될 수 있었던 큰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의 울산은 위기에 처해 있다. 울산의 전출 인구는 지속해서 늘고 있는 반면 2016년 이후 전입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결국 인구 순유출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을 시작으로 지역 제조업 부진에 따라 고용지표는 크게 악화됐으며, 이는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악화, 고용 절벽으로 인하여 비제조업의 경기 상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울산을 떠나는가? 여러 사유가 있겠지만, 그들이 울산을 떠나는 이유를 살펴보면 몇 가지 대표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본래 직업을 찾아 전입하던 인구가 많았으나, 경기 악화로 직업 인구 유입이 크게 줄었다. 둘째, 정주 여건 부족에 의한 지속적인 인구 유출이다. 한 마디로 주택 가격은 비싸고 놀거리, 즐길거리는 부족하다. 요즘 젊은 청년층은 주거 환경에서 여가 관련 서비스, 문화기반 시설 등 놀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도시에서 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울산은 대표적인 ‘노잼’ 도시다.
또한 울산은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도시로 제조업 분야에서는 여성보다는 남성 중심이었고, 여성 근로자의 비중이 낮았다. 이는 여성이 취업의 기회와 경력 유지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울산은 여성들이 전문적인 역량을 펼칠만한 기회가 부족한 도시로 변하고 말았다.
이제는 울산도 공업도시, 제조업 중심 도시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일자리를 찾아 유입된 인구를 유지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여성이 취업의 기회를 얻고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울산시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한 교육과 제도 개선, 경력 유지를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는 여성의 사회진출 및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무회계학과의 예를 들면 교육부의 사회맞춤형 사업인 LINC+사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회계사무원양성과정을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전문지식을 습득한 졸업생들은 울산 관내 다수의 회계법인과 세무법인 등에 진출해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현장실습을 통해 익힌 실무지식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직무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숫자를 다루는 섬세한 직업이다 보니 여성일자리로 적합하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 결혼 및 출산 등으로 인해 경력단절이 생기더라도 기존의 경력을 바탕으로 동종 분야로 재취업이 가능하다는 특유의 장점도 가지고 있다.
울산의 당면 과제 중 하나인 여성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여성에 대한 친화적 문화조성,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을 도울 수 있도록 울산시의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 지역산업체와 학교의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사회 문화를 조성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양질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울산은 다시 젊고 활기찬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한정희 울산과학대 세무회계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