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의 음악이야기(198)]종교개혁과 음악
‘시월의 마지막 밤’은 가요 ‘잊혀진 계절’에 나오는 가사이다. 매년 10월31일마다 참 많이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노래 제목을 아예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다. 1982년에 나온 노래인데, 가수 이용은 지난 40여년 동안 8000번 이상 불렀다고 한다. 하루에 137번 방송돼 일일 최다 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세계적으로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종교개혁 주일(Religious Reformation Sunday)’로 기억하는 사람들 많다. 독일의 종교개혁자 루터(Martin Luther, 1484~1546년)가 교회를 비판하면서 그가 재직하던 비텐베르크 대학 교회의 정문에 교회의 갱신을 주장하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붙인 날이 바로 1517년 10월31일이다. 이 사건으로 16세기 종교개혁이 시작됐고 마침내 루터교(개신교-Protestant)가 정식으로 교회로서 독립적으로 운영됐고 유럽 여러 나라로 퍼져가며 구교(Catholic)와 신교(Protestant)로 나뉘게 됐다. 독일의 루터파 교회나 연합지역 교회들은 10월31일 또는 그 다음(혹은 그 전) 주일을 기념일로 삼았고, 오늘날 대개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다.
교황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루터는 한 제후의 도움으로 바르트부르크성에 피신을 하게 되고, 그 교회에 머무는 동안 많은 성경 번역과 찬송가 작곡을 했다. 이때부터 교회 음악도 크게 변화를 하게 된다. 그는 그동안 교회에서 사용하던 음악은 다성음악(Polyphony)으로 가사가 잘 전달되지 않으니 가사 전달이 잘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했다. 그가 작곡한 ‘내 주는 강한 성이요(Ein feste Burg ist unser Gott)’라는 노래는 널리 알려졌다. 그리하여 그 시대부터 작곡가들이 가사가 잘 전달되게 하는 노래를 작곡하게 되었고 오늘날 화성음악(Homophony)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 마틴 루터(Martin Luther)작곡, 내 주는 강한 성이요 Ein feste Burg ist unser G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