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추위에 대형매장-영세상인 온도차 극명
2021-10-22 석현주 기자
21일 오후 울산 남구의 한 백화점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매장안에는 손님들로 북적였고, 직원들은 손님이 주문한 옷 사이즈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직원 A씨는 “의류같은 경우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 때문에 겨울 옷을 찾는 손님들이 대거 늘었다”면서 “오전에만 10팀이 넘는 손님이 다녀갔다”고 했다.
또 그는 “아무래도 여름 티셔츠를 여러장 파는 것 보다 겨울 아우터 1장 파는게 매출 상승에 효과적”이라면서 “이대로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된다면 올겨울 장사는 걱정 없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날 백화점을 방문한 50대 여성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반팔을 입고 다녔는데 가을을 건너 뛰고 급격하게 추워졌다”면서 “저녁에 골프 라운딩 약속이 있는데 마땅한 옷이 없어 급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지역 아울렛·마트에서도 겨울 아우터의 인기가 이어졌다. 이날 울산의 한 마트내 아동복 매장 역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겨울옷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을옷은 재고로 쌓이게 됐고, 인기 겨울 아우터는 물량이 부족해 주문을 넣어야 할 정도라 했다. 아동복 매장 직원 B씨는 “지난 겨울에 입었던 옷이 작아져 급하게 옷을 사러 나온 고객들이 많았다. 대부분 아이들이 입기 편한 플리스나 가벼운 패딩, 실내복 등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대형 유통업계 내 브랜드 매장들은 이른 추위가 불어 닥치면서 기대감에 차있다. 반면 옷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여전히 혹독한 코로나 한파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날 오전 찾은 중구 성남동의 보세거리. 50여개의 옷·신발가게, 음식점이 들어서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임대가 붙어 있거나 점포정리 중이다. 매장을 둘러보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뜸했지만, 옷가게 상인들은 ‘신상 가을옷’을 뒤로 물리고 부랴부랴 겨울옷을 진열대 앞줄에 놓느라 정신없었다.
성남동에서 여성복을 판매하는 C씨는 “계절 변화에 따라 손님이 좀 더 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큰 매출 증가나 변화는 체감하지 못했다”면서 “가게문을 열어 놓고 영업을 해도 적자가 더 누적되겠지만 버티는 중”이라고 했다. 또 그는 “이곳뿐만 아니라 삼산동, 대학로 상가들도 임대 붙은 공실이 많지 않냐”면서 “어린 아이를 키워야 하는 젊은 사람들은 진작에 접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고, 지금은 40~50대의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만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