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청소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한 해가 마무리되고 있음을 알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매년 한 해를 평가하는 기준을 보면 개인의 성과나 경험한 사건, 감정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위기는 다시 시작의 기회로 여기고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반성과 감사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기도 한다.
이 때, 자기 자신 즉 개인의 평가기준은 다양한 의미로 관대하지만 타인을 바라보는 기준은 조금 다른 것 같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정신적인 성숙보다 학습 성적의 향상과 신체적 성숙 등의 기준이 우선시되고 있다. 이는 성인이 가지는 청소년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며 사회적 상황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성인이 만들어 낸 평가 기준에 따라 청소년을 키나 몸무게 변화와 같은 외형적인 모습만으로 청소년 개인의 성숙을 단정지을 수 없다.
지금까지 청소년은 아직 성인에게 보호받아야 하고 공부를 잘 하는 일이 학생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책임을 질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 따라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독립된 주체로 바라보는 것 보다 성인의 보호 아래 학교나 가정의 평가를 받아야하는 당연한 대상이라는 문제적 통념이 보편화 되었다.
또한 현대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청소년 일탈행동이나 비행이 양적·질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청소년기 젊은이들이 기존의 사회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청소년 문제’로 정의내리고 있다. 하지만 성인의 범죄나 비행의 경우 ‘성인문제’의 개념이 아닌 범죄의 양상을 구분하여 개념을 달리하고 있다. 성인과 청소년이라는 양분적인 구분이 아닌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하여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헌법에 의하면 청소년은 부모와 국가에 의한 보호·교육의 단순한 대상이 아닌 독자적인 인격체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닌 주체임을 명시하고 있다. 청소년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일원으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갈 권리를 가지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자.
국가와 가정은 청소년을 사회적 시각과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청소년 그대로의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정의로운 공동체의 성원으로 책임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정미희 중구 진로직업체험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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