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화강국가정원 침수대책, ‘관광울산’의 명운 걸렸다
2021-10-29 이재명 기자
태화강국가정원은 지난해 세 차례, 올해도 한 차례 침수되는 등 최근 들어 침수가 반복되고 있다. 자연하천 구역에 위치해 침수가 불가피한 면은 있지만 빈도가 지나치게 잦아 매년 정비에 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은 태화교 수위가 4.3m 수준에 도달하면 침수가 시작된다. 홍수주의보 기준인 태화교 수위 4.5m를 밑도는 비가 와도 침수된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침수되는 곳은 십리대밭교 인근의 실개천(샛강) 입구다. 태화교 수위가 4.5m에 이르면 이 일대의 작약원을 비롯해 주위의 갈대밭 전체가 침수된다. 그 다음으로 침수되는 곳은 명정천과 태화강의 합류부인 오산광장이다. 명정천과 태화강에는 국가정원교 교각들이 설치돼 있어 유수의 흐름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명정천에서 곧장 흘러내려온 하천수가 태화강 본류로 제대로 합쳐지지 않고 그대로 국가정원 쪽으로 월류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다음으로 국가정원이 침수되는 곳은 만회정 앞 강변산책로 일대다. 태화교 수위가 5m에 이르면 지대가 낮은 이 곳은 태화강 본류의 물이 국가정원으로 넘어와 국가정원 전체를 침수시킨다. 사실상 침수 방지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시는 명정천 합류 지점과 십리대밭교 앞 실개천 입구 일대를 침수방지 마지노선으로 잡고 홍수방벽과 차수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태풍 ‘차바’급 물폭탄이 떨어지지 않는 한 이번 대책으로 태화강국가정원의 침수를 막을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든 허점이 있을 수 있다. 울산시는 이번 계획을 철저하게 또 빈틈없이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허점이 발견되면 그 즉시 보완하고 예산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투입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정원이 매년 태풍으로 쑥대밭이 된다는 것은 울산의 치욕이 아닐 수 없다. 다음달이면 ‘2021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이 열린다. 울산의 자랑거리인 태화강국가정원이 진정한 자부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