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업주훈련,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하는 내일을 그리다

2021-11-01     경상일보

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경기가 호황일 때는 교육 예산을 2배 늘리고, 불황일 때는 4배 늘려라”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불황을 맞고 있는 지금, 울산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울산지역 인력 및 훈련 수요공급조사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유휴 인력이 재직자 교육훈련에 참여한 기업의 비율은 2.5%이며, 교육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기업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눈앞에 닥친 기업의 생존과 당장 처리해야 하는 업무들로 직원 교육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고 직원 교육이 즉각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불황 속에서 선뜻 직원 교육에 투자하는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기업의 교육훈련 미실시 사유 중 1위로 “업무가 많아 참석하기 어려움”과 “별로 효과가 없었음”으로 응답한 기업이 30%에 달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은 직원이 바로 기업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직원들에게는 회사 고유의 정보와 기술, 그리고 조직문화가 내재화되어있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끊임없는 투자를 하는 것이 곧 기업을 성장시키는 비결이라고들 말한다.

현대사회는 나날이 고도화 된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돌입하였고 따라서 지적 자본이나 인재와 같은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당장 눈앞에 닥친 어려움 때문에 미래 성장동력이 될 직원들에 대한 교육훈련 투자를 미룰 수는 없다.

이에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직원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우리 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직업능력개발훈련을 소개하려 한다. 사업주훈련은 사업주가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훈련을 실시하면 훈련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우선지원대상 기업의 경우 8시간 이상의 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하면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납부한 고용안정 및 직업능력개발사업 보험료의 240%까지 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주훈련은 교육훈련 대상에 따라 신입사원은 채용예정자 양성훈련, 재직자는 직무역량을 개발시키기 위한 향상훈련, 퇴직자는 재취업을 위한 전직훈련으로 실시할 수 있다. 훈련 방법은 기업의 여건에 따라 집체훈련, 현장훈련, 인터넷 훈련 등을 선택하여 실시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체 대신 비대면 원격훈련으로도 실시가 가능하다.

또 교육과정 운영을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면 자체훈련, 타 훈련기관에 위탁하는 경우라면 위탁훈련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데, 자체훈련의 경우는 1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은 내부직원을 강사로 활용할 수 있어, 기업의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한 현장 중심의 교육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올해에는 최근 3년 이상 사업주훈련으로 지원받은 이력이 없는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의 우선지원대상 중소기업은 기업직업훈련카드 사업을 통해서도 사업주훈련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시범 운영 중이다. 기업직업훈련카드 사업을 통해 사업주 자체훈련을 실시할 경우 강사수당, 임차료, 재료비 등 훈련에 직접 소요된 비용을 1인당 직종별 기준단가의 300% 이내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실제로 산업현장의 니즈를 반영한 실무중심의 사업주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의 근로자들은 자연스레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이끌어내며 빠른 직무능력 향상과 자기개발로 고성과를 달성하게 되기 때문에 근로자와 기업 모두가 ‘윈윈’하는 긍정적인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말씀을 모아놓은 <관자>에는 ‘십년수목 백년수인’이라는 구절이 있다.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사람을 심는다는 의미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춘추전국시대, 대혼란 속에 얻어진 선조들의 지혜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도 기업은 미래 듬직한 버팀목이 되어줄 직원들에 대한 교육훈련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정희 한국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