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태화강 빛축제]형형색색 빛의 향연…추억으로 물든 가을밤
2021-11-01 전상헌 기자
경상일보사(대표이사 엄주호)가 주최하고 울산 남구가 후원한 ‘태화강 빛축제’는 ‘빛으로 물드는 행복 남구’를 주제로 야외웨딩과 놀이공원을 콘셉트로 가족, 연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아 사진 찍고 SNS에 올릴 수 있도록 태화강 둔치 태화교 남단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드론쇼. 음악에 맞춰 100대의 드론이 태화강 밤하늘로 동시에 떠오른 뒤 상하좌우 이동하며 다양한 문구를 선보였다. ‘행복 남구’를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메시지와 이미지를 공중에 띄우며 10여 분이 넘게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드론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빛축제 관람을 위해 찾은 시민들은 물론 태화교 인도에도 일제히 시민들이 걸음을 멈춘 채 하늘 위에 그려지는 빛의 향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체온 체크 등 방역 조치를 위해 본 행사장 입장이 늦어지며 대기줄이 500m 이상 길어졌지만, 누구 한 명 불평 없이 대기했다. 2년여의 경험으로 높은 시민의식이 나타난 결과다.
입장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루미나리에 장식으로 만들어진 ‘빛의 터널’에서 사진을 찍고, 놀이동산의 회전목마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또 아이들은 파스텔톤으로 불빛을 내는 작은 공 모양의 장식을 굴리며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에서 단연 인기를 끈 것은 야외 결혼식장 조형물. 부케를 들고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조금은 낮은 기온에도 30여 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명작들을 재현한 미디어아트 역시 태화강의 가을밤을 빛으로 물들이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안겨줬다. 또 대지 위에 설치된 ‘Light field’와 동화 주인공 조형물은 잠시나마 환상 속의 세계를 경험하게 만들어 줘 가족 단위로 온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친구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호영(28·울산 동구)씨는 “드론쇼만 보기 위해 태화강 둔치를 찾았지만 화려한 불빛을 보고 한 번 들어와 보게 됐다. 많은 시간 기다렸지만,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보람 있었다. 코로나 시대 루미나리에를 하는 곳을 찾아가기도 힘든데 가까운 곳에서 열리니까 좋다”고 말했다.
친구 김영주(28·울산 남구)씨는 “울산에서도 친구들과 편하게 이런 행사를 볼 수 있어서 좋다. 행사 기간을 조금 길게 잡고, 빛의 터널을 조금 더 길게 하는 등 행사장 규모를 조금 크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