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제조업경기 위드코로나에도 여전히 냉탕
6년만에 반짝 긍정적인 신호를 냈던 울산의 기업경기가 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병목에 따른 중간재 수급 차질 등으로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특히 지역 최대 산업인 자동차업종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업황이 가라앉으면서 기업 실적도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최근 지역 290개 제조업 및 비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제조업 업황BSI는 8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역 제조업경기지수는 지난 7월(100) 2015년 2분기 이후 6년만에 기준치(100)를 넘어서며 긍정적 조짐을 보인 이후 △8월 89 △9월 86 △10월 86 등 3개월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월 제조업 업황전망BSI 역시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전월(89)대비 2p 하락한 87을 기록했다.
기업경기전망지수(BSI)가 기준치 100 미만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기업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유가상승에 힘입어 정제마진 개선, 아시아 코로나 완화에 따른 수요회복, 중국 전력난 등에 따른 공급차질로 인한 제품별 스프레드 상승으로 석유정제·석유화학 업종 경기는 개선됐지만, 자동차 업종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전월보다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 판매 실적은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10월 한달동안 국내 5만7813대, 해외 24만9226대 등 총 30만739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판매는 12.0%, 해외 판매는 22.5% 각각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달도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및 코로나 영향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 우선 생산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지역 제조업계는 매출(107)과 가동률(104) 설비투자(100)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99), 자금사정(73), 인력사정(87) 채산성(78), 신규수주(94)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업 재고지수도(107)도 4개월째 기준치를 웃돌았다. 특히 원자재구입가격지수(151, +12)와 제품판매가격(117, +13)지수간 스프레드가 34p로 벌어져 치솟는 원자재 구입가격분을 제품가격에 즉각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계는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상승(30.4%), 인력난·인건비 상승(17.8%), 불확실한 경제상황(13.5%) 순으로 지목했다. 전월보다 원자재 가격상승(+6.6%p), 수출부진(+2.4%p) 비중이 상승했다.
한편, 울산지역 비제조업 체감경기는 ‘위드코로나’ 전환 등으로 소폭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냉탕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10월 지역 비제조업 업황전망BSI(61)는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소폭(8p) 개선됐다. 11월 업황전망BSI(60) 역시 전월대비 소폭(2p) 상승했다.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1.2%), 인력난·인건비 상승(17.4%), 불확실한 경제상황(14.6%) 등을 주요 경영애로로 꼽았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