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역·기초단체 공동발전전략, 시류에 흔들리지 말아야

2021-11-02     이재명 기자
울산시와 5개 구·군이 공동발전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역지자체와 기초단체가 각각의 공동발전전략을 수립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초단체들은 광역단체가 수립해놓은 광역시 단위의 발전계획에 따라 별도의 발전방안을 마련해왔다. 그러다보니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간의 소통이 막히는 경우가 많았고, 울산 전체적인 균형발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울산시와 5개 구·군의 공동발전전략 추진은 울산의 균형발전과 지속가능성장 면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공동발전전략이라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광역자치단체가 기초단체에 일방적인 정책을 강요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광역·기초 단체간의 원활한 소통이 항상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수년 동안 울산지역에서는 공공시설 입지를 둘러싼 구·군간의 과당경쟁과 불화 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한 불화는 점점 누적돼 마침내 지역간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1일 울주군청 프레스센터에서 이선호 울주군수와 함께 ‘울주군 발전전략과 정책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다시 말하면 울주군의 발전전략에 울산시가 정책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5가지 지원정책은 △울주군 남부권 역세권 개발 △서생 해양관광단지 지정 △부유식 해상풍력 클러스터 조성 △첨단 게놈바이오헬스산업 단지 조성 △주민 생활밀착형 지원사업 등으로 요약된다.

울산시가 제시한 5가지 지원정책은 대부분 울주군 발전전략 상단에 올려져 있다. 특히 의료원 설립과 게놈서비스 산업육성, 서생 관광단지 지정, 남창역 등 남부권 역세권 개발, 온산읍 종합행정복지타운 건립 등은 주민들에게 오랜 숙원사업이나 다름없다. 다만 울산시가 이같은 지원정책을 얼마나 힘있게 추진하느냐, 국비를 얼마나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울산시는 연말까지 나머지 기초단체를 찾아 정책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4개 구청의 특성들을 감안하면 앞으로 공동발전전략에도 많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정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광역·기초 단체간의 소통 역사를 보면 정치지향적이고 일방적인 때가 많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기초단체의 정책은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정책이 나오고 그 실천도 정권과 관계없이 꾸준히 추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