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 고공행진, 깊어만 가는 서민들의 시름
2021-11-03 이재명 기자
문제는 이같은 물가 고공행진이 당분간 멈출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들어가는 위드코로나는 이제 겨우 첫발을 뗀 지 이틀밖에 안됐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해지고 억눌렸던 물가가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시점인 것이다. 여기다 대선을 앞두고 물가 인상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각종 공약이 난무하면서 사회 분위기는 물가 고공행진으로 흘러갈 공산이 농후하다. 물가 인상은 외국에서도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드코로나의 풍조를 타고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5.4%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통계청에 의하면 울산지역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공업제품이다. 1년 전보다 4.2% 상승해 2012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석유류 상승률이 27.3%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26.2%), 경유(30.6%), 자동차용 LPG(26.6%) 등 모두 상승했다. 또 농·축·수산물 가운데 물가 상승을 주도한 품목은 달걀(28.4%), 시금치(25.2%), 수입쇠고기(24.1%), 마늘(17.6%), 돼지고기(12.1%) 등이었다.
한마디로 서민들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공업제품과 밥상물가가 오른 것이다. 이는 소비자 체감지수인 생활물가지수에 바로 반영된다. 울산지역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무려 4.9% 올라 2011년 11월 이후 1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기름값과 밥값으로 대표되는 생활물가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가상승의 최대 피해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이다. 물가가 계속 오르게 되면 모든 중소기업과 가정에 주름이 접히지 않을 수 없다. 물가라는게 단숨에 잡히는 것이 아님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것이 물가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가와 금리의 추이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