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 급감한 동구 영세 어린이집 생존 위협”

2021-11-03     정세홍
현대중공업이 위탁운영중인 서부유치원을 직장어린이집으로 전환키로 하면서 동구지역 어린이집연합회가 생존권 문제라며 현대중공업 측에 재고를 요청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과 동구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2일 동구의 중재로 서부유치원 어린이집 전환 관련 간담회를 가졌으나 입장차만 확인했다.

기존 동구 서부패밀리아파트 내에 있던 서부유치원은 대형 아파트 신축으로 인한 일조권 문제로 지난해 명덕2차 아파트 인근으로 이전 개원했다. 당시에도 어린이집 전환이 추진됐지만 학부모들의 반발로 무위에 그쳤고, 현대중공업은 내부 직원 의견 등을 감안, 기존 원아들이 졸업하면 직장어린이집으로 전환할 방침을 세웠다.

이에 동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 등은 생존권을 이유로 현대중공업 측에 어린이집 전환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고, 이마저도 어렵다면 정원 축소와 개원시기 조정 등을 제안했다.

연합회는 동구지역의 지속적인 인구 순유출과 동구 전체 어린이집 정원충족률 76%, 올해 30여곳의 어린이집 폐원 등 업계의 부침이 심한 상황에서 200여명 수준의 초대형어린이집이 전환을 마치면 타 영세 어린이집들은 추가 폐원 위기를 맞게 된다고 호소했다.

연합회 한 관계자는 “동구 전체 어린이집 정원의 40%가 현대 계열사 종사자로, 현대중공업이 어린이집 전환을 하게 되면 대부분이 옮겨가게 된다”며 “설상가상으로 개원 시기도 내년 6월이어서 기존 원생 등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연합회는 신축한 유치원 시설을 어린이집 전환 대신 지역 복지시설로 전환해 활용해달라고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어린이집 전환은 오랜 기간 고민한 사안으로, 출퇴근 시간을 감안해 직원들의 직장어린이집 전환 요구도 거센 상황”이라며 “복지시설 활용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개원 시기는 현재 유치원에서 근무중인 교사와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문제를 고려해 정했다. 일단은 연합회 측의 요구사항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