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측 ‘靑 하명수사’ 의혹 공모자 지목, 송병기 부시장 행보에 울산관가 촉각

2019-12-03     최창환

관련 기자회견 돌연 취소후
언론과 접촉 차단한채 잠행
공직사회 여파 놓고 술렁
선거무효 소송 움직임에
宋시장 “13% 차로 이겨
시민 우롱하지 않았으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과 관련, 공모 의혹의 받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행보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면서 울산관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시청내 송 부시장실 주변은 철통경계로 언론과의 접촉이 차단된 가운데 공식입장을 미루면서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3일 오전 9시께 송 부시장의 집무실 문이 굳게 닫혔다. 문앞에 지켜선 청원경찰은 집무실을 지나는 취재진에 “누구시냐, 무슨 일로 지나가느냐”며 캐물었다. 소속을 밝히고 “다른 사무실로 가는 중”이라고 답변하자, 청원경찰은 긴장을 풀었다.

이날 집무실의 문은 오전 8시40분께 송 부시장이 출근하자마자 닫혔다. 고위공무원들이 집무실에 있는 지를 알리기 위해 시청 곳곳에 설치된 재실등에 송 부시장 이름의 램프도 껐다. 송 부시장은 각종 언론사를 비롯해 취재진의 연락도 받지 않았다.

송 부시장의 집무실 문은 취재진이 철수한 오후 늦게 다시 열렸다. 송 부시장은 지난 2일 연가를 냈다. 울산시 대변인실은 건강검진이 이유라고 밝혔다. 연가 신청일자는 12월1일(일요일)이다. 공무원 건강검진은 격년으로 받는다. 올해는 홀수해에 태어난 공무원이 대상이다. 송 부시장은 1962년생으로 올해 대상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신청한 건강검진이라고 해도 하루 전날인 일요일에 갑자기 신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여러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송 부시장은 최근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에 중심으로 섰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었던 박기성 전 실장이 송 부시장을 공모자로 지목하면서다. 박 전 실장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 법원 재판과정, 최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송병기씨가 지금 검찰이 수사하는 권력형 선거부정 사건의 하수인이거나 공모자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부시장은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이 송 부시장에게 제기된 의혹을 계기로 울산관가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공직사회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공무원 A씨는 “청와대 개입까지 거론되며 우리나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거대한 사건에 울산시가 중심에 있다”며 “울산 공직사회는 어떤식으로 든 타격을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B씨는 “윗선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인데, 주요 현안사업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C씨는 “인사철에 이런 일이 터지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복지부동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D씨는 “송 부시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 제기에 대해 당당히 공식입장을 밝혀야 공직사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송철호 시장의 곁에서 6·13 지방선거 공약과 전략을 수립한 인물로 송 시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으며, 인재영입 1순위로 거론되다, 경제부시장으로 울산시에 재입성했다.

한편 송철호 시장은 전날 김 전 시장이 ‘선거무효 소송을 하겠다’는데 대해 “13% 가까이 이겨서 시정을 돌보고 있는데 선거를 도둑질했느니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며 “시민을 우롱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