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다변화 등으로 대중국 의존 낮춰야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물류대란’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차량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산업용 요소수를 빠르면 내주부터 시중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부는 4일 긴급대책 회의를 통해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차량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산업용 요소수에 대한 현황 파악을 대부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친 중국의존이 요소수 대란 초래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소수의 원료가 되는 요소의 거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유럽을 제외하고 디젤차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코트라와 자동차·화학제조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매년 약 500만t의 요소를 세계시장에 공급한다. 올해 9월말까지 중국의 총 요소 수출량 중 47.5%가 인도로 갔고, 한국에는 두번째로 많은 56만4000t(14%)이 한국으로 수출됐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국내 수요량의 거의 전량을 중국 의존하고 있기 때문. 산업부 분석 결과 올해 9월말까지 요소수의 원료인 산업용 요소는 97.6%가 중국에서 수입해 왔다.
국내 비료업체들은 현재 전혀 요소수를 생한하지 않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전신인 한국비료가 요소 생산 적자 끝에 2011년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한국이 ‘디젤차 천국’이라는 점도 이번 사태의 한 배경으로 꼽힌다. 요소수는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해해 배출가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국내 차량 약 2600만대 중 디젤차는 1000만대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가 적용된 디젤 차량은 약 400만대이며, 이 중 200만대는 화물차다.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약 200만대의 운행이 ‘전면 스톱’될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 국내 업체도 요소 생산에 나서 자급률을 높여야한다는게 지적이 높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 국가에 7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의 경우 수입을 다변화하거나 재고 물량을 늘리는 등 ‘전략물자화’해야 한다”면서 “채산성이 낮아 국내 생산을 안 할 경우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해 생산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내주께 시중 공급…부작용 예고
정부는 철강, 화력발전, 시멘트업계 등 요소수 사용 기업들의 재고 파악을 마치는대로 빠르면 내주중 시중에 산업용 요소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차량용 전환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의 요소수 재고량이 한정돼 있는데다. 앞으로도 계속 필요한 원자재여서 결국은 중국에서 사다 쓰야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곧 현실화될 수도 있는 물류대란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산업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제공 시 산업 분야의 대기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도 환경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