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울산 아파트 분양시장…줄줄이 연기
올 가을·겨울 울산 분양시장이 사라졌다. 주택시장 초강세 현상속에 상반기 반짝 호조를 보였던 울산 분양시장이 하반기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굳게 닫히면서 ‘분양절벽’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규제 완화 계획 발표 이후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주택 공급자와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자간 동상이몽이 지속되며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9일 울산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겨울 신규 아파트 분양 계획을 세운 울산지역 건설사들이 잇따라 내년으로 공급계획을 미루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에다 가계 대출 규제, 금리상승 등으로 주택시장 하방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자 대부분 건설업계가 신규 분양물량을 거둬들였다.
울산온양발리스타지역주택조합의 신일해피트리(216가구)를 비롯해 신정동 푸르지오 주상복합(339가구), 신정동 일동미라주 후분양(273가구), 울산다운지역주택조합(41가구), 울산KTX신도시동문굿모닝힐(1342가구) 등이 올해 분양을 예고했었지만, 내년으로 연기한 상황이다.
남구 삼호주공 재건축으로 공급되는 삼호 비스타동원(663가구)과 무거비스타동원(581가구) 역시 올해 공급이 실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울산지역 분양시장을 두드린 곳은 두 곳 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에스동서는 다음 달 울주군 청량 덕하지구 ‘울산 뉴시티 에일린의 뜰 2차’를 분양한다. 뉴시티 에일린의 뜰 2차는 덕하지구 B2블록에 지하 2층~지상 33층, 9개 동 전용면적 84·99㎡, 총 967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에 앞서 ‘삼산로 맥시스 웰가’ 주거형 오피스텔이 오는 12일 분양을 시작한다. 삼산로 맥시스 웰가는 남구 삼산동 일원에 지하 1층~지상 20층, 전용면적 53㎡ 주거형 오피스텔 총 6개 타입 144실 규모로 조성된다.
울산은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분양시장 청약 경쟁은 치열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3분기(7~9월) 울산의 초기 분양률은 100.0%로 집계됐다. 울산의 민간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전분기(99%)보다 1%p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울산과 함께 초기분양률이 100%를 기록한 곳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대전, 충북, 전남이다.
주택 공급자인 건설업계는 분양가상한제 규제 완화에 반기는 분위기지만, 실수요자들은 결국 분양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 규제를 완화하면 분양가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에 발 빠른 수요자들인 지금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알짜 단지를 찾아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내년 1월부터 강화된 DSR 규제 적용이 예고되면서 집 매수가 더욱 까다로워진다. 다만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이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아 연내 분양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분양 단지에 한해 중도금, 잔금 대출은 예외 적용돼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만큼 연내 분양 물량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울산에서 건축허가가 난 주택 대부분이 주상복합, 오피스텔이거나, 외곽에 위치한 아파트로 실수요자들의 분양물량 갈증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