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개관 앞서 지역 미술사 기록화 추진
2021-11-15 홍영진 기자
연구 범위는 1959년 이전 출생작가, 울산 최초의 개인전(현대적 의미의 개인전 개념)이 열린 1960년부터 1990년까지 활동한 작가, 울산 태생이거나 울산을 배경으로 20년 이상 작업한 작가로 한정했다. 작가선정에는 울산미술사 서술을 위해 연구돼야 할 인물로서 작품활동의 지명도를 갖춘 정성평가, 절대·상대적 기준에 부합하는 정량평가가 모두 적용됐다. 다만 조사기관 및 사업비 등을 고려해 이번엔 한국화, 서양화, 조소, 설치 분야로 한정했고 서예, 공예, 사진, 건축, 전통예술 등은 후속연구사업에서 보완할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번 연구에는 강상복 권강숙 김상숙 김선이 김섭 김영덕 김정걸 김해곤 김홍명 나원찬 박기태 박덕찬 박병호 박상호 박종민 박흥대 손돈호 심상철 심수구 심차임 안덕수 양희성 유형택 이달우 이명숙 이상민 이서윤 이수원 이종성 이창락 이채국 임영재 정기홍 정미숙 정봉진 정재환 차일환 최울가 최희 홍맹곤 작가가 포함됐다.
애초 30명대 초반으로 예상됐던 작가군은 1·2차 자문과 연구과정에서 40명까지 늘어났다. 오래전 별세해 추억으로만 남은 타계작가는 물론 유년기 혹은 청소년기 울산을 벗어났기에 울산 외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작가도 있다.
울산 출신인 박기태(1927~2013)는 평생 수채화작가로 활동했고 투명과 불투명화법으로 국내 수채화의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됐다. 한국수채화협회의 전신인 한국수채화창작가협회의 창립회원으로 활동했다.
울주군 서생면에서 태어난 김상숙(1954~)은 울산초등학교와 울산여자중학교에서 수학했고 1990년대 이후에는 프랑스 팡테옹 소르본 파리1대학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딴 뒤 세종대 등에서 교수로 지냈다. 초창기 회화작업은 이후 평면을 공간화 한 설치작업으로 확장됐다.
박덕찬(1956~2004)은 국립현대미술관 앙팡데전, 광주비엔날레특별전 등 단체전에 참여했고, 1994년 발족한 울산판화협회 초대회장으로 활동했다.
최울가(1955~)는 본명 최영대 대신 울산에서 태어났다는 뜻의 아명으로 활동 중이다. ‘블랙앤화이트’ 연작으로 뉴욕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파주 헤이리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김달진미술연구소가 진행한 이번 연구사업은 전국 각 지자체들이 공립미술관 개관을 전후해 지역미술사 연구를 진행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광역자치단체 미술관인 광주시립미술관(개관연도 1992년)을 비롯해 경남도립미술관(2004년)·전북도립미술관(2004년)은 작가 중심의 지역미술사 연구를, 부산시립미술관(1998년)·대전시립미술관(1998년)은 작가에 이어 미술단체 중심의 연구를 각각 진행했다. 비교적 최근 개관한 대구미술관(2011년)·수원시립미술관(2015년) 등은 지역의 근대미술을 재구성하거나 지역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기획전을 선보였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과장은 “울산미술사의 개괄을 연구하는 작업에서 이제 겨우 첫 발을 뗀 것이다. 아카이브 구축에 앞서 지역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치게 될 것이며, 관련 기획전과 지역미술연구 학술세미나 등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