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매수심리 위축…집값 상승세 둔화
울산 집값이 두 달 연속 상승폭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퍼진 데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부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울산의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69% 올라 전월(0.70%)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 8월(0.77%) 이후 두 달 연속으로 오름폭이 줄어든 것이다. 5개 구군 중 중구(0.45→0.50%)와 울주군(0.50→0.68%)이 상승폭을 키웠으나, 남구(0.77→0.67%), 동구(0.81→0.69%), 북구(0.96→0.89%)가 반대 흐름을 나타내면서 울산 전체로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은 “울산은 개발사업 기대감 있거나 정주여건 양호한 북·동구 위주로 상승했으나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부담 탓에 시중에 매물도 많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조차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기에다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도 관망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대출규제로 인해 매도호가에서 소폭 가격을 조정하더라도 매매거래는 힘들 정도로 거래절벽이 심각하다. 주택 시장이 대출 규제와 기준 금리 인상, 종합부동산세 부과, 내년 대통령 선거 등 4중 변수를 만나며 얼어 붙었고,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보합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울산 주택 전셋값은 0.95% 올라 17개 시도 중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0.74%)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 9월 1.21%까지 치솟았던 북구지역 전셋값 상승률이 1.12%를 기록하며 상승폭을 소폭 줄였으나, 북구를 제외한 중구(0.43→0.64%), 남구(0.61→1.04%), 동구(0.97→1.22%), 울주군(0.61→0.78%) 등이 모두 상승폭을 키운 영향이다.
특히 울산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새 1.19% 상승했고, 10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12.76%에 달한다.
울산지역 월세 역시 한 달간 0.59% 상승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매매와 함께 전월세 상승세도 점차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동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올초 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물량은 넉넉한 편이지만, 5~6개월씩 거래가 안된 물건도 있고,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면서 “최근 소폭 조정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 주택 매매시장 심리지수도 크게 하락했다.
국토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달 울산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 130.9에서 120.4로 10.5p 하락했다. 8월 이후 두 달 연속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는 여전히 상승국면(115 이상)이지만, 꺾이는 추세가 확연해 조만간 보합국면(115 미만)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울산지역 전세시장 심리지수 역시 118.7에서 111.8로 하락세를 보였고, 토지시장 심리지수는 98.9에서 100.7으로 소폭 상승, 올들어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