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고있는 촌집’ 등 일상과 속내 풍경 소박하게 묘사

2021-11-16     홍영진 기자
이영필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반구대 가는 길>이 나왔다. 5부에 걸쳐 60여편의 작품이 실렸다.

이번 시집은 일상과 속내의 풍경을 소박하게 소묘한다. 꾸밈없이 친숙하며 세련된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년 세월 시조를 읊어 온 우리에게 그의 운율은 이미 친숙하다. 한발 더 나아가 시를 시답게 읽도록 조용한 미소로 다가온다.

‘굽어 돈 산길 끝에 촌집 한 채 졸고 있다/도포를 끌던 포은 잠시 마실 갔는지/읽다가 던져둔 고서 아무렇게 쌓였다…’-‘반구대 가는 길’ 중에서

이처럼 그의 시는 운율과 참신한 이미지로 현재와 먼 과거의 기억을 중첩시켜 풍경의 고향, 삶의 원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러면서 지금 이곳 우리네 삶에 층층이 누적돼 갈수록 깊어지는 울림을 안겨준다.

‘…님 가도 돌은 남아 이끼는 침묵하고/떳던 눈 다시 감아 잠시 하품하는 사이/모두는 바람이되어 강물처럼 흘렀다’-‘불국사 봄시’ 중에서

이영필 시인은 1995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 <장생포, 그곳에 가면> 등이 있다. 울산문학상, 울산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울산시조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