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국내 사찰 최초로 국가 현충시설에

2021-11-22     김갑성 기자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총림 통도사가 국내 사찰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됐다.

양산시는 최근 국가보훈처로부터 통도사를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통도사는 현충 시설로 지정되자 호국영령 위령제 봉행과 현충 시설 조성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도사는 앞으로 전시관이나 기념관 등 현충 시설을 건립할 때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통도사의 현충 시설 지정은 임진왜란 등 국가적 위기 때마다 호국 정신으로 똘똘 뭉쳐 나라를 지킨 사실을 또 한 번 입증, 호국불교의 명맥을 잇는 것은 물론 국내 3대 사찰의 위상을 더욱더 높이게 됐다.

통도사는 2019년 9월 용화전 미륵불소좌상의 복장 유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용화전 미를존불 갱 조성 연기’에 처음으로 육군병원 운영 사실이 확인됐다. 연기문은 통도사 구하 스님이 1952년 붓글씨로 쓴 것으로 “경인년 6월25일 사변 후 국군 상이병 3000여명이 입사해 (불기) 2979 임진 4월12일에 퇴거했다”는 내용이었다. 경인년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이며, 임진년은 1952년이다.

이듬해 6월에는 대광명전에서 한국전쟁 당시 장병의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대거 발견됐다. 낙서는 못과 연필, 칼 등으로 새긴 것으로 ‘4284년 5월 29일 도착해 6월12일 떠나간다’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전우는 가련다’ 등이다. 모자 쓴 얼굴과 건물 그림, 탱크와 트럭 그림 다수도 발견됐다. 또 육군병원 분원이 대전에 있다가 1951년 1·4 후퇴 직후인 1월6일 부산 동래로 이전했지만, 병실이 모자라 통도사를 육군병원 분소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찾아냈다. 당시 수용 인원이 1552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갑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