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난이도 논란…대입시 전략 비상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역대급 불수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수시 논술의 경쟁률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교육계와 입시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국어·영어·수학 모두 어렵게 출제된 가운데 수학이 특히 어려웠던 것을 평가됐다. 주요 입시업체들은 가채점 자체 분석으로 국어 1등급 컷을 82~85점으로 예상했다. 전년도(88점)보다 3~5점 낮고 2019년도(84점)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수학영역도 원점수 81~87점이 1등급 컷으로 예상돼 수학 가·나형 1등급이 92점이었던 전년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위수민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수험생들의 체감도는 크게 달랐다. 특히 국어 영역에서 ‘헤겔의 변증법’ ‘기축통화와 환율’ 지문은 “수험생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95만명이 가입한 수험생 카페 ‘수만휘’에서는 “문제 유형을 보니 재수·삼수를 한다고 성공할 자신이 없다” “불수능에 중위권 점수가 붕괴됐을 것”이라는 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처럼 체감 난도가 높은 걸로 평가되면서 대학들이 ‘3합5’(3개 영역 합산 5등급) 식으로 요구하는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응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위권은 물론이고 중상위권~상위권도 흔들렸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과 수험생들이 불리했다는 평가도 많다.
박봉철 울산신정고 진로진학부장은 “최저기준 충족 미달 지원자들이 늘면서 올해는 수시 추가합격자가 많고, 나아가 정시로 선발인원을 넘기는 ‘수시 이월’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험생들은 우선 수시 지원한 대학에 면접과 논술고사에 최선을 다하고, 또 정시의 경우 담임교사 등과 상담을 통한 체계적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성학원·종로학원·유웨이 등 3개사가 전망한 주요 합격선은 국·수·영 원점수 300점 만점 기준 이과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서울대 의예 289~291점, 연세대 의예 289~290점으로 지난해보다 3~4점 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종로학원 전망치로 문과 상위권이 지원하는 연세대 영어영문 270점, 고려대 영어영문 265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265점, 서강대 경영 263점 등은 14~19점으로 낙폭이 더 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수능 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출제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능 이의신청은 22일 오후 6시까지이며, 심사 결과는 오는 29일에 나온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