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프로의 '더 나은 스윙, 더 나은 골프']148. 여성 골프채의 표준과 문제점

2021-12-01     서찬수 기자
골프 그립을 잡는 힘의 정도를 과학자들이 센서로 측정 했을 때 프로 그룹은 다운스윙으로 내려오면서 임팩트 구간에서만 클럽이 뒤틀리지 않게 잡아주는 정도의 힘만 들어가고 임팩트 이후에는 완전히 악력이 빠지며 느슨해진다. 반면 아마추어 그룹은 백스윙 하면서부터 악력이 들어가고 다운 스윙과 임팩트 이후에도 계속 높은 악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립은 골프에서 신체와 클럽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 스윙에서 악력 조절은 생각보다 많은 골퍼들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립이 깊이 팬 정도를 보면 그 골퍼의 오류와 고생을 알수 있으며 좋은 릴리즈를 위해서는 그립을 느슨하게 잡아야 한다. 느슨하게 잡으면 골프샷의 참맛을 느낄수 있고 손과 손목, 팔뚝의 부상도 예방 할 수 있다.

그립의 악력은 스윙시 원심력의 발생과 가속되는 구간과 감속되는 구간을 이해한다면 어느정도 악력의 변화를 개선할 수 있다. 빠른 회전시 부하력(Load Force) 발생과 볼이 충돌하면서 추가적인 부하력이 생긴다. 회전운동은 위에서부터 측면 아래로 곡선 형태인데 그립을 잡는 힘은 부하력이 변동되기 시작하여 본능적인 조절력이 필요한 감각의 영역이다.

보통 여성들의 비거리가 나지 않는 이유를 찾아 보면 그립 굵기가 손보다 크다는 원인이있다. 여성용 골프 클럽은 샤프트 제조사의 기본적인 표준이 한국 여성들의 손의 크기에 비해 굵은 편이다. 그립사이즈 측정시(손바닥 끝 지점부터 중지 손가락 끝 부분 측정+중지 손가락 시작점에서 끝부분을 더함) 보통 여성의 ‘5와 4분의 3~6과 2분의 1인치’를 표준사이즈라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악력이 약한데다 클럽을 휘두르는데 필요한 핑거 그립으로는 시중의 표준 사이즈는 손에 안정감을 주지 못함을 발견한다.

손바닥으로 잡으면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클럽 스피드가 나지 않으며 장타를 치기 위한 롤 로테이션(Roll Rotation)이 되지 않는다. 치킨윙 동작이 나오는 이유도 그립과 악력 조절의 문제이며 피니시 동작에서 클럽을 손에서 놓치는 모습들이 흔하다. 그립이 손에 정확히 안정감있게 장착이 되지 못해 공간이 생기거나 클럽과의 연결력이 부족해 손바닥으로 꽉 쥐어 잡는 형태는 스윙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사프트 제조사의 문제인가? 그립 제조사의 문제인가?

여성용에 맞게 샤프트의 굵기를 아주 가늘게 제작하는 방법이 있을수 있지만 개발을 못하거나 그립 제조사 역시 기본적인 굵기 이하의 두께로는 만들수 없거나 둘중의 하나 일 것이다. 샤프트의 굵기를 볼펜처럼 가늘게 여러 종류로 만들수 있다면 그립의 두께를 원하는대로 조정해 장착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농경 사회의 일손과 산업사회의 일손은 다르듯 컴퓨터 바이오 세대의 손의 크기와 악력은 또 다른 변화다. 특히 요즘 골프에 입문하는 20대 여성들은 초등학생 보다 손이 작은 듯 보인다. 이런 손으로 골프를 어떻게 칠까? 어떻게 가르칠까? 두려움이 먼저든다. 60~70마일(여성용 탄성강도 L과 A) 정도는 휘둘러야 되는데 말이다. 손이 작은 여성들은 인터락킹 그립으로 처음 골프를 입문해서 중급자가 되어도 바꾸기가 어려워 고생을 한다. 샤프트 제조사나 그립제조사들은 한국여성 골프채의 그립 굵기(표준사이즈 개념도 회전시 부하력과 악력을 감안한 표준사이즈의 기준마련) 차별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제품이 나온다면 황금시장을 만들 수 있을 법 하다.

매년 별반 차이 없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신제품 광고를 하지만 좀더 근본적인 사이즈의 개량을 통해 손가락(핑거그립)으로 던질수 있다면 여성들은 비거리 뿐만 아니라 골프가 더 쉽고 시원하게 볼을 때릴 것 같다.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