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도 ‘강성’…내년 노사관계 ‘빨간불’

2021-12-06     차형석 기자
울산지역 주요 사업장 노동조합에 잇따라 강성 성향의 신임 집행부가 선출돼 대립적 노사관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코로나 사태 속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사업장별 내부 변화요인 등이 노동자들의 잠재적 불안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5일 지역 노동계 등에 따르면 지역 양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동조합 새 집행부가 모두 강성 성향으로 바뀌게 됐다.

오는 7일 예정된 현대차 노조 지부장 결선 투표에 안현호·권오일씨가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일 실시된 제9대 임원선거 결과, 안현호 후보가 1만4238표(34.34%)로 1위, 권오일 후보가 1만632표(32.88%)로 2위에 올랐다.

이들 2명은 이번 투표에서 3위에 그친 현 이상수 노조 지부장에 비해 강성으로 꼽힌다. 안 후보는 ‘금속연대’ 소속으로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권 후보는 ‘민주현장투쟁위원회’ 소속으로 과거 대외협력실장으로 활동했으며, 비정규직 지원 투쟁 등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차기 집행부(제24대)도 또 다시 강성 성향이 들어섰다. 2차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된 정병천 신임 지부장은 강성 성향의 현 집행부 조직 출신이다. 현 노조 집행부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이미 파업권을 획득한 상태에서, 이를 계승하는 지부장이 당선돼 향후 노사 관계에도 긴장감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민주노총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7기 지부장 선거에서도 강성 성향의 현 장현수 지부장이 당선돼 연임됐고, 울산플랜트건설노조에서는 현 수석부지부장인 고희승 후보가 당선돼 건설업계도 노사관계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3일 과반 득표를 넘지 못해 재투표를 치른 제19대 현대미포조선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는 중도 합리로 분류되는 정영진 현 지부장이 당선돼 연임을 이어가게 됐다.

지역 노동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이나 경쟁업체 인수 같은 큰 변화기 속 직원 처우와 고용 등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 적지 않은게 조합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