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음식·생활물가 급등세 지갑열기 무섭다

2021-12-07     석현주 기자
최근 물가 상승세가 서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외식물가와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치솟고 있다. 피자·치킨과 같은 프랜차이즈 음식 가격뿐 아니라 김치찌개·비빔밥·자장면 같은 이른바 ‘서민음식’ 가격도 꾸준히 인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이라던 정부의 판단은 빗나갔고, 오히려 연말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도 심화될 전망이다.

6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통해 확인한 지난 10월 기준 울산의 칼국수 가격은 7400원이다. 1년 전(6900원)보다 7.2% 올랐다. 지난 2월 울산의 칼국수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7000원을 넘어섰고, 이후 7000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2014년 첫 조사 때까지만 해도 6000원이었는데 그 사이 가격이 23% 넘게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하는 남구 신정시장 내 칼국수 가게들도 올 들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4000~5000원 하던 칼국수를 5000~6000원으로 20%가량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신정시장에서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매주 겉절이 김치를 담가 반찬으로 내놓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칼국수 한그릇을 5000원에 팔면 남는게 많지 않다”면서 “올해 3월부터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은 칼국수 뿐만 아니라 냉면·비빔밥·삼겹살·자장면·삼계탕·칼국수·김밥 등 총 8개 음식을 대표 외식 품목으로 지정했다. 울산의 경우 삼겹살을 제외한 7개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다.

특히 김밥은 지난해 10월 2300원에서 올해는 2600원까지 오르면서 상승률이 13.0%에 달했다. 비빔밥 평균 가격은 8100원으로 1년전보다 2.5% 올랐다. 비빔밥은 올해 6월 처음으로 8000원을 넘어섰다. 2014년 첫 조사 때까지만해도 6180원이었는데 그 사이 앞자리 숫자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외식 가격은 한 번 올리면 낮추는 일이 드물어 앞으로 비빔밥 8000원 시대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자장면은 1년 전과 비교해 7.5%, 김치찌개백반은 3.0%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서민 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참가격에 따르면 10월 울산 지역에서 정장 상·하의를 드라이클리닝 하는데 드는 세탁비는 7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7600원)보다 2.6% 올랐다. 목욕비는 같은 기간 6800원에서 7000원으로 2.9% 상승했다.

여기에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서민 연료’로 불리는 LPG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LPG 평균 판매가는 2014년 상반기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LPG 가격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지난달 ㎏당 69.6원 내렸는데, 한 달 만에 다시 88원 올랐다. 난방 연료 수요가 집중되는 겨울철에 접어든 데다, 최대 LPG 소비국인 중국의 에너지 수급 상황이 불안정한 점이 국내 LPG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