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울산 공인중개사 합격자 82% 급증
최근 공인중개사업계는 주택 ‘거래절벽’과 수수료율 인하, ‘반값복비’를 내건 업체 등 경쟁자의 출현으로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여기에 새롭게 진입하는 경쟁자 수도 늘어나면서 내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내 공인중개사 자역시험 최종 합격자는 427명으로 지난해(234명) 대비 8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울산에서 공인중개사 시험 1차 응시자는 총 4122명이며, 이 중 3072명이 응시해 633명이 합격했고, 2차 시험 응시자 1506명 중 427명이 최종합격했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시험 합격자는 총 2만6913명으로 지난해(1만6554명)보다 1만명가량 늘었다. 그동안에도 공인중개사시험은 ‘국민 고시’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지만, 올해 유독 응시자가 폭발했다. 취업난에 집값이 폭등하자 부동산 공부를 겸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층 응시생이 많다는 분석이다.
젊은층이 공인중개사에 도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을 꼽는 의견이 많다. 집값이 급등해 중개수수료도 덩달아 뛰면서 1~2건의 거래만 성사해도 수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불안의 대안이자, 재테크 수단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공인중개사시험에 응시했던 30대 정모씨는 “지난해 집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중개수수료만 300만원 이상 납부했다. 한 달에 1~2건 거래만 꾸준히 이어져도 일반 직장인 연봉을 뛰어 넘는 것을 보고 내심 충격”이었다면서 “앞으로 아파트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정년도 없는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에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응시해봤다. 합격한다고 해서 바로 개업할 생각은 아니다. 공부한 내용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작정 응시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존 공인중개사들은 대외적으로도 업계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데, 내부 경쟁자까지 늘어나자 반길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합격자를 포함해 현자 공인중개사 자역증 보유자가 전국적으로 49만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현재 울산지역 개업공인중개사는 2200여명이며, 전국적으로는 11만8000여명에 이른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 상가는 물론 골목 상권까지 부동산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중개 시장이 어려워진 만큼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면서 “별다른 전략 없이 개업한다면 자리를 잡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울산시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최종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교부한다. 직접 방문이 어려울 경우 택배 서비스도 가능하며 희망자는 한국산업인력공단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