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삼동면에 노동역사관 건립 추진 주민 반발

2021-12-15     이왕수 기자

사단법인 부산울산경남노동역사관이 울주군 삼동면 금곡마을 일원에 노동역사관 건립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양측 입장이 첨예해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울경노동역사관 건립위원회는 과거 학생 수련장 및 대안학교로 활용됐던 영남전인학교 일원에 부울경 노동역사관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5000여㎡ 부지에 연면적 1337.13㎡ 규모로 지상 1~3층, 4개 동이 들어서 있다. 건립위는 이곳에 특별·상설전시관, 교육수련관, 편의시설 등을 갖추기로 하고 현재 부지 매입을 위한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는 약 29억원이며, 이중 23억원은 현대차 노조가 지원한다.

당초 건립위는 지난 1991년 전교조 합법화 투쟁을 벌이다 위암으로 숨진 고 신용길 선생이 묻혀 있는 양산시 솥발산공원묘지 인근 마을에서 노동역사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솥발산공원묘지는 금곡마을 예정부지에서 약 12.3㎞ 거리에 있다.

노동역사관 건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곡마을 주민들은 건립 반대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14일 노동역사관 예정부지 앞에서 반대 집회를 벌였다. 주민들은 민주노총이라고 적은 허수아비를 불에 태우는가 하면 리모델링 공사 차량이 오가지 못하도록 예정부지 앞 사유지 지주측의 동의를 받아 경계석축을 쌓기도 했다.

앞서 노동역사관 예정 부지 지주는 주민들이 진입로 구간에 바위를 쌓아 차량 진입을 방해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선종렬 노동역사관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마을 한가운데 혐오시설인 추모관이 들어서는게 말이 되냐”며 “이곳에서 노동계 인사를 대상으로 숙식 교육도 한다는데 소음·안전 문제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신현종 삼동면발전협의회장도 “인근 대체부지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굳이 금곡마을을 선정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노동역사관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식 부울경노동역사관 이사장은 이에 대해 “주민들에게 이미 설명했듯이 납골당 개념이 아니라 전시관 성격의 노동역사관”이라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소음이나 교통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울경노동역사관은 부울경열사회장과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장,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등이 이사를 맡아 운영되는 단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