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시 뛰는 울산!]‘성장의 역사’ 다시 쓰는 원년으로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맞이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지만 올해 첫 일출은 검은 호랑이가 상징하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보여주듯 특히 선명하고 강렬했다.
2022년은 전국적으로는 20대 대통령선거와 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선택의 해’다. 울산과 대한민국의 번영과 성장을 위한 참 선택이 필요하다. 울산으로서는 특정공업지구 지정 60주년이 되는 해이자 광역시 승격 2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특정공업지구 지정이 대한민국 부국의 현대사를 울산이 이끌어가는 계기가 됐다면, 광역시 승격은 도시기반 확충 등 삶의 질을 한단계 더 높여 또한번의 퀀텀점프(대도약)를 가능하게 한 동력이 됐다.
인구 20만명의 작은 어촌마을에 불과했던 울산이 인구 100만명을 넘어서 광역시로 승격된데는 풍부한 일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1962년 울산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1·2차 오일파동과 IMF(국제통화기금)사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불굴의 발전사를 써내려 갔고 인구 유입은 계속됐다. 산업수도라는 타이틀은 어느 지자체도 가질 수 없었던 울산만의 것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주력산업의 침체 속 지난 2015년 11월(119만9717명) 인구가 정점을 찍은 이후 단 한차례의 반등도 없이 지난해 11월까지 6년(72개월) 연속 탈울산을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다. 신종코로나 영향으로 울산은 2020년 지역내총생산(GRDP)이 역대 최대치인 -7.2%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국 지역내총생산의 전년 대비 실질 성장률이 -0.8%로 조사된 것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인당 개인소득도 4년째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울산 기업들의 경영지표도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광공업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했고, 소상공인 종사자도 15.2% 줄어드는 등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들린다. 새해 울산 주력산업의 경기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울산상의가 지역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제조업 경기전망은 전분기(92)보다 하락한 89로 부정적으로 관측됐다.
산업구조적 위기 외에도 메가시티 추진, 동해선 개통 등도 울산광역시로선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울부경 특별지자체가 상반기 중 출범한다면 부산과 경남이라는 2개의 거대 지자체에 끼어 과거 울산시로의 위상 회귀 우려가 제기된다. 4반세기 광역시 울산은 아직 도시기반, 정주여건 등이 열세이기 때문이다. 동해선 개통도 탈울산을 부추길 우려가 커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년 전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본보가 울산연구원과 공동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시민들은 울산광역시가 ‘삶이 안전하고 행복한 인간중심의 도시, 미래산업을 육성하는 힘있는 경제성장도시’가 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현실적 여건은 녹록지 않음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성장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다시 산업수도의 명성을 이어가려면 주력 산업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미래를 선도하는 스마트 그린 제조도시로서의 울산 실현을 위해 인공지능과 탄소중립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제안한다”며 “울산이 탄소중립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재도약의 신화를 써내려가는 변화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변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해에는 또 17년만에 제103회 울산전국체전이 열리고 전국 중소기업 융합대전, 세계관광기구(UNWTO) 국제회의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성공적인 행사 개최로 광역시를 넘어서 국제도시 울산의 위상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