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정유업계, IMO2020 대비 탈황설비 증설 프로젝트 속도

국제해사기구, 내년부터 선박연료 황 함량 규제 강화
S-OIL, 울산공장 내 잔사유 탈황설비 추가 증설 박차
SK에너지, 1조 투입 탈황설비 내년초 완공·상업생산

2019-12-10     이형중 기자

선박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국제해사기구 규제인 IMO 2020 시행이 3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울산지역 정유업계도 탈황설비 증설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막판 작업에 분주하다.

10일 울산지역 정유업계에 따르면 S-OIL은 지난해 11월 울산공장에서 상업가동을 시작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을 통해 ‘IMO 2020’에 대비를 갖췄다.

잔사유 고도화시설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올레핀 하류설비(ODC)를 통해 프로필렌을 다시 재처리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인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한다.

아울러 S-OIL은 향후 저유황유의 수요에 대비해 지난 5월부터 울산공장 내에 잔사유 탈황설비(RHDS) 증설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이 설비는 ‘잔사유(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로, 현재 하루에 3만4000배럴의 고유황유(황이 많은 중질유)를 저유황유로 바꿀 수 있는 시설를 갖추고 있지만, 추가 설비 증설을 통해 저유황유 생산량을 하루 4만배럴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증설 프로젝트는 2021년 3월 완료될 예정이다.

S-OIL은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정확한 금액의 예측은 어려우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 증가를 통한 수익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울산CLX 내에 2017년 11월 건설에 돌입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공사를 마치고 3월부터 상업 생산을 할 예정이다. VRDS 설비는 기존 벙커C유 등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써서 저유황 중질유, 선박용 경유 등 저유황유를 생산하게 된다. 내년 3월부터 하루 평균 4만배럴의 저유황유가 나온다.

이들 외에도 국내 정유사는 최근 앞다퉈 저유황유 생산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 영향으로 인한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서 저유황유가 모처럼 나온 ‘새 먹거리’라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한편 S&P 글로벌플라츠는 “일본과 중국의 정유업체들은 저유황유 생산을 위한 기존 시설 개선에서 한국에 비해 뒤처진다”며 급증할 저유황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한국 정유업계가 내년부터 개화할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선박 고유황 중질유에서 황을 걸러내는 장치인 스크러버 설치를 저유황유 시장 확대의 변수로 꼽았다. 이형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