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삶 복사하듯 시로 녹여내

2022-01-05     홍영진 기자

최영수(85·사진) 시인이 두번째 단시조집 <푸른 화살표>를 냈다.

1937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한 뒤 농촌진흥청 울산시농촌지도소를 정년퇴임했다. 10년 전, 그의 나이 74세 되던 해에 울산대 평생교육원에서 수필 강의를 들은 것이 계기가 돼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대구매일신문 시니어 문예 수필을 수상(2017)했고 샘터사 시조상 장원(2018)에 이어 현대시조 겨울호 신인상(2019)까지 문학상을 연거푸 받았다.

‘머리를 빗겨가다 가을 온 줄 알았다/저무는 산등성이 나부끼는 은빛 물결/서둘러 가야 할 길이 가르마로 놓였다’ -‘억새꽃’ 전문

‘화살은 무기인데/제비는 이정표다//이쪽은 푸른 세상/저쪽은 위험 지역//지지배/노래 부르며/자맥질이 끝없다’ -‘푸른 화살표’ 전문

첫 시집 <억새꽃>(2019)에 이어 두번째 시집 <푸른 화살표>를 내기까지 불과 2년이 걸렸다.

노년의 그에게 문학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텅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문학이었다. 문학이 메마른 가슴을 쓸어주면서 새 살을 돋게 하는 치료 수단이란 걸 체험했다. 시(詩)의 집을 짓는다는 건 어쩜 가슴 뛰게 하는 일이다. 복사 하듯 그동안 살아온 내 삶을 베껴서 두 번째로 묶었다”고 말했다.

최영수 시인은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조시인협회, 문수필담 회원으로 활동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