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제3공립특수학교 건립 지지부진…학부모 반발

2022-01-06     정세홍
울산 남구 야음동에 건립 예정인 제3공립특수학교 건립사업이 지지부진하다. 3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지자체의 예산 미편성, 토지 매입 부진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자 관련 장애인학부모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장애인부모회는 5일 남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3공립특수학교 진입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현재 울산에는 중구 혜인학교와 울주군 행복학교 2곳이 있는데, 일부 학부모들은 울주군까지 등하교하는데만 2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울산시와 시교육청, 남구는 지난 2019년 교통이 편리한 남구 야음동에 제3공립특수학교를 설립키로 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특수학교가 들어설 부지는 녹지로 둘러싸여 있는데 학교 건립공사를 위한 진입로가 없어 최소한의 도로개설 없이는 정상적인 공사 추진도 힘든 실정이다.

당시 남구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위해 시교육청에 제3공립특수학교 부지분할을 요청했고 시교육청은 이에 협조하는 대신 진입도로는 남구에서 개설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이를 전제로 제3공립특수학교 설립계획은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남구는 도로개설 관련 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진입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협의에 돌입했지만 진척이 없었고, 지난해 시비보조금 교부신청도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남구의 자체 예산에도 진입도로 개설 26억원은 편성돼있지 않은 상태다. 남구는 국가예산 신규사업 신청과 시비 교부금 신청 등 다각도로 보조금을 받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예산 문제로 진입도로 개설이 난항을 겪으면서 개교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남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시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SOC 예산이 줄고 복지 예산이 늘면서 구비만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개교 시기가 늦춰지지 않도록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를 위해 모인 30여명의 학부모들은 서동욱 남구청장에게 진입로 예산편성 촉구와 정상 개교를 위한 행정지원 등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남구청으로 진입하려다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약 40여분간 대치한 끝에 경찰 등의 중재로 학부모 대표 5명만 면담하기로 하고 일단락됐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