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울산역 자전거 주차장 ‘수거장’ 전락
자전거이용 활성화를 위해 7억원을 들여 건립된 KTX울산역 자전거 주차장이 길거리 등에 방치된 자전거 보관소로 전락했다. 인근에 대형사업장이 없고 도심과 떨어져 있어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으로, 정부 등의 보여주기식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오후 KTX울산역 옆 자전거 주차장은 황량함 그자체였다.
내부에는 마스크 등 쓰레기와 빈 박스 등이 뒹굴고 있고 안장이 들려있거나 녹이 슨 자전거 여섯 대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114대 규모의 내부 기계식 주차장은 지난 2015년 운영이 중단돼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고, 50대 규모의 자주식 주차장에 6대만 주차돼 있는 상태였다.
주차장 벽에는 10일을 초과해 방치된 자전거는 관련법에 따라 처분이 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이처럼 국비 4억9000만원과 코레일 2억1000만원 등 7억원을 들여 건립한 KTX울산역 자전거 주차장이 2013년 건립 이후 사실상 현재까지 개점휴업상태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재 KTX울산역 자전거 주차장은 울주군 방치 자전거 보관소로 사용되고 있다. 울주군 도심 내의 방치 자전거 신고가 들어오면 이를 수거해 KTX 울산역 자전거 주차장으로 가져와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후 수거 자전거에 대한 공고와 안내문을 부착하고 별도의 연락이 없을 시 보관소에서 약 1년 정도 보관하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을 경우 고철 처리하거나 정비를 해 기부하는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따라 설치 지역이나 자전거 이용자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자전거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예산 낭비가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2010년대 후반 들어 공유자전거 등이 활성화되면서 개인의 자전거 이용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어 자전거 주차장 등 기반시설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혜윤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