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고·울산외고 일반고 전환 진통 예고
울산지역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현대청운고등학교와 외국어계열 특수목적고등학교인 울산외국어고등학교가 정부의 방침 속에 오는 2025년에 일반계고등학교로 전환될 예정인 가운데, 학교측과 재단, 지역사회 등의 반발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6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정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자사고를 비롯한 국제고와 외국어고는 2025년 3월 전면 폐지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019년 11월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사고 등의 폐지를 확정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25년 3월부터 모든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를 일반고로 바꿀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 2025년 이전에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는 10억~15억원 가량의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울산에서는 현대청운고와 울산외고가 대상에 포함됐다. 2010년 6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 지정된 현대청운고는 2019년 6월 재지정 심사를 통과해 2025년 2월까지 자사고 지위가 유지된다.
하지만 일반고 전환까지 3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환을 위한 교육청과 학교(재단)간 협의체 구성은 물론 구체적 로드맵 등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공립고인 울산외고 보다 사립고인 현대청운고 측은 일반고 전환에 더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청운고의 학교법인인 현대학원 관계자는 “자사고로 전환된 이후 법인에서 매년 40억원씩 학교에 지원해오고 있고, 10년 동안 40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다”며 “그런데 고작 10억~15억원 인센티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인 입장에서도 일반계고를 이미 한 곳(현대고)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2곳의 일반계고를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학교와 재단 측은 정권이 바뀌게 되면 교육정책이 또 어떤식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적으로도 자사고·외고·국제고 25개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24곳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상태며, 부산 해운대고 등은 자사고 취소 무효소송을 진행중이다.
2010년 개교한 울산외고도 설립 당시 학교부지 무상 제공 등 도움을 주었던 북구지역 인사들과 관할 북구청 등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고 전환을 위해서는 TF팀 구성 등 절차가 복잡하다”며 “조만간 학교 및 재단측에 간담회를 요청해 협의와 논의를 본격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