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현대산업개발 퇴출 분위기
HDC현대산업개발이 맡은 건설현장에 대한 거부·퇴출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면서 그 여파가 울산까지 미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남구 B-07(신정4동) 재개발조합은 현산 측에 가계약 협상 중단을 선언하며 특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시공사 유지에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18일 남구 B-07 재개발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해 8월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수의계약 대상자로 단독 입찰한 현산과 가계약 협상 중이었다.
남구 B-07 재개발사업은 지하 3층~지상 43층 10개 동 아파트 1300여 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광주 붕괴사고 이후인 지난 14일 조합은 현산 측에 가계약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현산은 광주에서만 두 번의 붕괴사고 등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0대 건설사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또 한번의 대형사고와 부실 대처로 조합원들의 불신과 우려가 크고 항의성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공사 선정 이후 발생한 사고들로 조합원들의 불신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진행 중인 가계약 협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방지를 위한 특별 대책 등 요구가 이행되지 않거나 지연돼 조합 사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시공권 유지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뿐 아니라 부산, 광주, 서울 등 전국적으로 현산이 수주한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시공사 해지를 요구하거나 브랜드 이름인 ‘아이파크’를 빼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미 시공사로 선정해 계약까지 마친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시공사 교체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비업계에서는 현산 측이 정부로부터 최악의 경우인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당하면 시공사 해지 요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명호 남구 B-07 조합장은 “일단은 사고 결과와 현대산업개발 측의 특별 대책 마련 등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시공사를 교체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우리 조합의 경우 아직 행정절차가 남아있고, 가계약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은 협상을 중단한 것이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계속 듣고 있다”고 전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